MBC와 김장겸 사장, 김재철·안광한 전 MBC 사장 등 전현직 임원 5명이 영화 <공범자들>들에 대한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3일 <공범자들>을 제작한 뉴스타파(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심문기일통지서’를 뉴스타파로 보냈다.
MBC 법인과 <공범자들>에 등장하는 김재철과 안광한 전 MBC 사장, 현 김장겸 MBC 사장, 백종문 부사장, 박상후 시사제작 부국장 등 5명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초상권·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공범자들>을 기획·연출한 최승호 PD와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를 대상으로 지난달 31일 법원에 영화금지가처분 신청서를 냈다.
‘서의동의 사람.사이’지난 5월 서울 중구 세종대로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최승호 대표가 영화 ‘자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
이들은 신청서에 “최승호 PD는 2012년 문화방송 6개월 파업의 주동자 중 한 사람으로 현재 대법원에서 해고 효력을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다니던 문화방송에 대한 지속적인 비방활동을 해왔고 <공범자들> 제작도 그와 같은 비방활동의 일환”이라고 했다. 또 “아직 영화를 직접 보지는 않았다”면서도 “<공범자들>의 공식 홈페이지와 스토리펀딩 페이지에서 언급된 내용을 볼 때 상당한 문제적 장면들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영금지가처분을 신청한다”고 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이명박 정권 이후 MBC가 권력에 의해 장악돼 제대로 언론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내용 △김재철 전 사장이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이라는 표현 △안광한 전 사장이 정윤회와의 친분으로 정씨 아들을 드라마에 캐스팅하도록 지시했으며 자신의 출세를 위해 전국언론노조 MBC 조합원들을 대거 징계 및 해고해왔다는 내용 △김장겸 현 사장이 특정 정치세력에 유리하도록 편파보도를 하도록 하고 정권이 민감하게 여기는 주제의 다큐멘터리들을 ‘불방’시켰다는 내용 △백종문 현 부사장이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 없이 해고 시켰다고 말한 녹취록 내용 △박상후 현 시사제작국 부국장이 세월호 참사 당시 목포MBC 기자들의 보고를 묵살해 전원구조 오보를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내용 등이 모두 사실이 아니거나 당사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기술했다.
MBC 노조원들이 13일 서울 상암MBC 1층에서 김장겸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MBC는 사장 물러나라고 소리쳤다는 이유로 김민식 PD를 징계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김영민 기자
이어 “채권자 김재철, 안광한, 김장겸, 백종문, 박상후의 초상권·퍼블리시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면서 “돈을 받고 상영하는 상업영화인 <공범자들>에서 채권자들의 뒷모습을 촬영해 ‘도망’이라고 표현했고 관람객들에게 통쾌함을 안기겠다는 것은 언론의 본영을 완전히 벗어난 선정주의에 불과하므로 반드시 상영 전 걸러져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해당 내용들이 삭제되지 않은 채 영화를 상영하거나 DVD, 비디오 테이프, 인터넷 영상물 등에서 제3자가 볼 수 있게 할 경우엔 “MBC와 5명 전현직 임원에게 위반 일이 발생할 때마다 하루 1000만원을 지급하게 해달라”고 신청했다.
<공범자들>은 KBS, MBC 등 공영방송의 공영성을 망친 주범들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개봉일은 오는 17일이다.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11일 오후 3시 심리를 열어 <공범자들>과 관련한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의 인용·기각 여부를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