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읽고 전시회 초대권 받자!

‘특검vs삼성’…이재용 재판 종결 앞두고 불꽃 공방

이혜리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측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뇌물 혐의 재판 종결을 앞두고 불꽃 튀는 마지막 공방을 벌였다.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5명 공판에서는 특검과 삼성측 변호인단의 공방 절차가 진행됐다. 그동안 진행된 서증조사와 증인 신문, 피고인신문을 토대로 각 쟁점별 최종 의견을 진술하는 절차다.

이날 공방은 특검이 먼저 진술하고 삼성측 변호인단이 반박한 뒤 재판부가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는 순서로 이뤄졌다. 발표 시간은 10분씩 주어졌다.

쟁점인 ‘뇌물을 주는 대가로 청탁해 해결할 현안이 있었느냐’로 특검과 삼성측은 충돌했다. 최순실씨(61) 딸 정유라씨(21)에 대한 승마 훈련비용 지원은 단순뇌물죄를 적용해 청탁이 없어도 범죄가 성립하지만, 제3자뇌물죄가 적용되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은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범죄가 성립한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려는 동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순환출자고리를 통해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해왔지만, 최근 순환출자고리를 규제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자 새로운 방법을 마련해야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는 단순화하면서 지배력을 높이려고 했다는 게 특검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청와대 협조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들이 있었다.

특검은 “삼성 승계문제 관련 지배구조 조속히 안정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등이 적시된 2015년 7월25일 독대 말씀자료를 근거로 내세웠다. 특검은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승계문제가 해결되길 희망한다는 내용의 말씀자료는 이 부회장의 승계를 도와주겠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합병, 순환출자 해소 등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인식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측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합병이나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필요했다는 특검의 인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반격했다. 삼성측은 “(합병 등은) 다양한 목적과 필요에 따라 준비된 계열사의 현안에 불과하다”며 “특검이 주장하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의결권 확보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삼성측 변호인은 특검을 향해 “특검 주장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주장과 일부 학자의 가설을 인용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피고인들이 실제로 계획하고 추진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고 이 부회장 승계작업이라는 가공의 프레임에 끼워맞춘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승계작업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다는 특검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측은 “가공의 틀이기 때문에 애초에 대통령이 인식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특검이 내세운 말씀자료는 참고자료였을 뿐이라고 했다.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특검은 “현안과 직무권한에 대한 인식, 금품 교부 약속에 따른 금전 제공이 있으면 부정한 청탁이 성립한다”며 “이번 사건에서도 결국 대통령의 제왕적 직무에 대한 대가로 삼성이 금품을 교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비공개로 은밀하게 독대를 한 것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정황이라고 특검은 지적했다. 특검은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고 공개적인 방법으로 기업 총수들의 의견을 청취하면 되는데 (박 전 대통령은) 독대와 같은 지극히 부당한 방법을 썼다”며 “국가적·공익적 목적보다 사적 이익추구 목적이 더 크다고 봐야한다”고 했다.

삼성측은 이에 “독대 때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대화 내용을 특검은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이 승계작업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해도 어떻게 박 전 대통령의 생각만으로 부정한 청탁이 성립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 재판은 7일 종결한다. 이날 특검이 구형을 하고 변호인의 최후변론, 이 부회장의 최후진술이 이어진다. 1심 선고는 8월 중순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Today`s HOT
정부 원주민 정책 비판하는 뉴질랜드 시위대 타히티에서 서핑 연습하는 서퍼들 뉴욕 법원 밖 트럼프 지지자들 중국-아랍국가 협력포럼 개최
abcd, 스펠링 비 대회 셰인바움 후보 유세장에 모인 인파
의회개혁법 통과 항의하는 대만 여당 지지자들 주식인 양파 선별하는 인도 농부들
남아공 총선 시작 살인적 더위의 인도 이스라엘 규탄하는 멕시코 시위대 치솟는 아이슬란드 용암 분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