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민통선 13일간 걷겠다는 여당 의원 20여 명

김록환 2017. 8. 3.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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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의원 주도 .. 일반인도 참여
야당 "아직도 평화 꿈 못 헤어나와"
이인영(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동안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도보 횡단에 나선다. 같은 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물론 설훈·김병기·송옥주 의원 등 의원 20여 명이 중간중간 동참한다. 또 환경·생태·경제·통일 분야 전문가와 기업인, 대학생, 시민단체 활동가 등 시민 100여 명도 함께 참여한다.

이 의원은 “3일부터 15일까지 12박13일간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에서 출발해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으로 내려오는 ‘2017 통일 걷기’ 행사를 한다”고 1일 전했다. 민통선은 비무장지대(DMZ) 바깥 남방한계선을 기준으로 남쪽 5~10㎞ 밖에 있는 선으로, 여당 의원들은 민통선을 따라 하루 평균 24㎞씩 총 248㎞를 걷게 된다.

그동안 국회의원이 개인적으로 민통선을 찾은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단체로 민통선 횡단에 나서기는 처음이다. 이 의원은 “민통선은 한반도의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자 누구나 쉽게 갈 수 없는 금단의 땅”이라며 “이곳을 안전과 평화의 땅, 생명과 살림의 터전으로 바꾸고 싶다고 생각해 행사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소식을 들은 민주당 의원들은 “의미 있는 행사 같다”며 각자 일정에 따라 1박2일에서 3박4일까지 릴레이로 동참하겠다고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1박2일간 참가해 의원들을 격려하기로 했으며, 4선인 설훈 의원 등 당내 중진들도 함께 걸을 예정이다.

이 의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위협하는데 평화를 꿈꿔도 괜찮을까 생각도 해 봤다. 그래서 더 걷고 싶었고 평화를 갈망할수록 우리 안보는 더 튼튼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 1일 “대북정책의 원칙이 조변석개하면 국민 불안만 가중된다”고 입장을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 이 의원 측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대응은 해야 하지만 북한을 (한국과의) 대화 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하는 평화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로 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의 한 의원은 “(행사) 취지는 좋지만 굳이 이 시기에 해야 했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최전방 군 장병을 찾아 위로하는 게 낫지 않았겠나 싶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안보체제를 구축해야 할 시점인데 여당은 아직도 평화라는 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 출범 뒤 100일 동안 북한이 6번이나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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