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경 MBC 기자가 배현진 아나운서에게 충고를 한 후 부당한 인사 발령을 받았다는 주장이 2일 언론에 보도가 된 후 누리꾼들 사이에서 2012년 MBC 파업 당시 동료 조합원들과 다른 선택을 한 배현진, 양승은 두 아나운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MBC 아나운서국 관계자는 이날 스포츠경향과의 통화에서 “양승은 아나운서가 자리에 없어 개인 의견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아나운서국에서 보도국으로 자리를 옮긴 배현진 아나운서 입장은 보도국 관계자와 전화 연결이 이뤄지지 않아 들을 수 없었다.

이상호 전 MBC 기자는 파업 중이던 2012년 5월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트위터에 “‘계시’나 ‘자리’ 운운하며 내뺀 양승은, 배현진 씨, 오늘날 그대들이 ‘앵무새’가 아니라 ‘언론인’이라 예우 받는 건 ‘뱃속 아기의 미래를 위해 파업 현장을 지킨다’는 방현주 같은 선배 아나운서들의 각성과 헌신 덕분임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주장했다.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는 파업 99일 째였던 2012년 5월 7일 MBC 노조에서 탈퇴했고 배현진 아나운서 역시 5월 11일 <뉴스데스크>에 복귀했다. 배 아나운서는 복귀 후 휴직시기를 빼고 지금까지 앵커직을 유지하고 있다.

박경추 아나운서는 당시 “몇몇 아나운서의 방송 복귀를 보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그 친구들의 성향과 그간의 행태는 아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놀랍지 않다는 것을 이제야 밝힙니다. 저희 단단합니다”라고 밝히기도 했었다.

양윤경 기자는 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통해 여자 화장실에서 물을 틀어놓고 양치질·화장을 하는 배 아나운서에게 “물을 아끼라”고 지적했다가 경위서를 작성하고 해당 사건 진상조사단까지 꾸려졌다고 주장했다.

양 기자는 “당시 정기 인사때 인사가 났다”며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경영 쪽 지인으로부터 내가 포함돼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배현진 씨와 있었던 일이 방아쇠가 된 것 같았다”고 언급했다.

이들과 관련해 MBC PD 출신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뉴스데스크 앵커인 배현진 씨는 최장수 앵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글을 올린 것도 화제가 됐다.

그는 “김재철 씨 다음에 사장이 된 김종국 사장이 배현진 앵커를 교체한 적이 있었는데 그뒤 사장 본인이 쫓겨났다”며 “배 앵커는 김종국 사장의 목이 달아난 뒤 다시 뉴스데스크에 복귀했다. 배 앵커를 교체한 것이 김사장이 쫓겨난 결정적 이유라는 말이 돌았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승호PD는 배현진 앵커가 긴 시간 <뉴스데스크>를 지킨 데 대해 “아마도 2012년 파업 도중 대열을 이탈해 돌아갔다는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파업에 끝까지 참가한 아나운서들은 화면에서 사라졌다. 아이스링크나 세트장 관리직 역할을 수용하거나 휴직 또는 프리랜서의 길을 선택해야 했다.

최 PD는 “50명의 아나운서들 중 11명이 MBC를 떠났고 11명이 비제작부서로 전출됐다. 참 처절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 정말 장한 사람들이 MBC 아나운서들”이라며 “이제 이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줘야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