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8·2 대책'을 내놨다. 이중 일부 중요 조치는 국회 문턱을 넘어야 시행 가능하다. 특히 3년 만에 부활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야당이 반대하는 내용도 적잖아 진통이 예상된다. ◇'참여정부표' 양도세 중과, 3년만에 부활할까? = 정부는 2일 조정대상지역(서울·경기·부산·세종 등 40개 지역)에서 현행 6~40%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율을 2주택 이상 10%포인트, 3주택 이상 20%포인트 각각 가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기획재정부가 올해 12월 '소득세법'과 관련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내년 4월1일 이후 양도 주택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대책 관련법 개정이 우선 처리되도록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입법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벌써부터 야당의 반발이 만만찮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 대책이 반시장 정책이라고 반발하며 참여정부 때 도입됐다 3년 전 폐지된 양도세 중과 방안에 반대했다. 한 야당 의원은 "수요에 비해 부족한 주택 공급과 시장에 넘치는 유동성이 중요한 문제"라며 "양도세 중과와 같이 세금으로 시장을 이기려는 정책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일부 부동산 대책은 야당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 여당 의원은 "세법 개정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에서 일부 동의 의견이 나왔지만 부동산 규제는 이해관계가 더 복잡해 야당 전체의 반발을 사기 쉽다"고 말했다. 9월 정기국회에서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 인상 등 세법 개정을 놓고 여야 간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증세 조치가 포함된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하반기 국회에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시장 규제, 서울 지역구 의원들에 부담 =부동산 시장 과열의 진원지 중 한 곳인 재건축·재개발 시장의 불을 끄기 위한 대책들도 국회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투기과열지구의 △조합원 분양권 전매 제한 △정비사업 분양분 재당첨 제한 등을 위해서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정부는 정기국회 때부터 곧바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재건축·재개발 시장 규제는 여야 불문 서울 지역구 의원들에 부담이다.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 등 27개 지역이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여당 의원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중요한 대책인 만큼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당론을 따를 것이지만, 반대 의견이 많은 지역구 여론이 고민된다"고 말했다. 분양권 불법 전매 처벌 강화 방안은 이미 국회에 의원 발의안이 계류 중이다. 문희상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분양권을 불법으로 매도하거나 알선한 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현행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규정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방안을 내놨다. 또 실수요자 대상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오피스텔 분양 및 관리 개선 방안도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투기 조사를 강화하기 위한 특별사법경찰제 도입은 사법경찰직무법 5조와 6조를 개정해야 한다. 한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당정협의에 참석해 "재건축·재개발 규제 정비, 세제 강화, 불법 전매 처벌강화 등은 법률이 필요한 만큼 관련법의 조속한 발의와 처리를 부탁한다"고 여당에 당부했다. 이에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집권여당으로서 입법적 지원을 함께 할 것"이라며 "양도소득세, 정비사업 규제 정비, 주택시장 불법행위 처벌 강화 등 법률 개정이 우선 처리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감 0% 비공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