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에 먹이 줘 피해 막자' 옥천군 실험에 급제동

2017. 8. 2.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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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멧돼지에게 선제적으로 먹이를 줘 농작물 피해를 막겠다는 충북 옥천군의 실험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먹이공급 현장을 모니터링한 국립생물자원관이 피해 방지 효과보다 오히려 멧돼지를 농경지 주변에 끌어들이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옥천군은 해마다 늘어나는 멧돼지 피해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출몰지 야산에 고구마·당근 등의 먹이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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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 "먹이에 맛 들리면 농작물 더 찾게 돼" 경고
옥천군 "일부 효과 있어" 반박.."먹이 종류·장소 신중 선택"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야생 멧돼지에게 선제적으로 먹이를 줘 농작물 피해를 막겠다는 충북 옥천군의 실험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먹이공급 현장을 모니터링한 국립생물자원관이 피해 방지 효과보다 오히려 멧돼지를 농경지 주변에 끌어들이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팀은 멧돼지 먹이(고구마)를 공급한 옥천지역 야산 2곳에 무인카메라를 설치, 한 달 동안 멧돼지의 출현 빈도와 먹이 섭취량 등을 조사한 결과를 2일 내놨다.

옥천군 동이면 공급지의 경우 먹이 공급 열흘째 되는 날부터 멧돼지가 나타나기 시작해 1주일 만에 고구마 20㎏을 모두 먹어치웠다. 카메라에 포착된 멧돼지는 모두 5마리다.

그러나 청산면 공급지는 멧돼지 출현이 1회에 그쳤고, 공급한 먹이에도 거의 입을 대지 않았다. 오히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고구마밭이 파헤쳐지는 등 농작물 피해가 늘었다.

조사를 맡은 한상훈 박사는 "한 곳은 시간이 흐를수록 개체수나 체류시간이 늘어나는 등 유인효과가 입증됐지만, 다른 곳은 고구마 맛을 본 이후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 박사는 섣부른 먹이공급이 농작물 피해를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는 경고를 했다.

그는 "과학적으로 실효성을 분석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지속적으로 먹이를 대주는 비용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며 "옥천군의 실험은 참신한 아이디어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옥천군은 해마다 늘어나는 멧돼지 피해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출몰지 야산에 고구마·당근 등의 먹이를 공급하고 있다. 미리 영양가 높은 먹이를 먹여 민가 주변이나 농경지까지 내려오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시도다.

군은 먹이를 공급한 이후 주변 농작물 피해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산속 먹잇감이 충분하다면 굳이 멧돼지가 인간과 충돌할 이유가 없다"며 "실험단계지만, 먹이를 공급한 뒤 주변 농경지에 침입하는 빈도가 확실히 줄었다"고 주장했다.

군은 국립생물자원관의 의견을 감안해 더 깊은 산 속으로 멧돼지를 유인하는 것으로 방법을 보완, 당분간 먹이주기를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학습 효과가 생기지 않도록 먹이를 신중히 선택하고, 주변 농경지 포획을 강화하는 보완책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천지역 멧돼지 포획량은 2014년 120마리, 2015년 241마리, 작년 275마리로 해마다 늘고 있다. 2014년 40건(4만2천575㎡)이던 농작물 피해 보상 역시 2015년 37건(5만3천129㎡), 지난해 104건(9만4천974㎡)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군은 멧돼지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산속 먹잇감이 부족해 생긴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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