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석의 리플레이] 통산 117승 장원삼, IRS 23.1%로 본 매력

이형석 2017. 8.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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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일간스포츠 이형석]
사진=삼성 제공
10년 넘게 선발 투수로 활약했고 한때는 다승왕(2012년·17승)에도 올랐다. 그러나 최근 구원 투수로 나선다. 어쩌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변화. 장원삼(34·삼성)은 현실에 순응하며 마운드에 올라 묵묵히 공을 던진다. 지금까지 화려함(스피드) 대신 꾸준함(제구력)으로 승부해온 것처럼 말이다.

장원삼은 최근 중간 계투로 나서며 팀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5월 28일 넥센전을 시작으로 구원 등판한 27경기에서 2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5차례 선발 등판 성적(1승2패 평균자책점 8.84)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동안 장원삼은 공은 빠르지 않아도 제구력이 좋은 선발 투수였다. 큰 경기에 유독 강한 투수이기도 했다.

입단 당시만 해도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그의 지명 순위(2002년 현대 2차 11라운드·전체 89순위)가 말해준다. 가까스로 프로의 선택을 받았다. 그는 경성대를 졸업하고 2006년 현대 입단을 선택했다. 그리고 반전 드라마를 썼다.

장원삼은 데뷔 첫 시즌인 2006년 12승10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다른 해였다면 신인왕을 수상해도 전혀 의아하지 않을 성적이다. 그러나 2006년은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를 올린 '괴물 신인' 류현진(당시 한화·LA 다저스)이 등장한 해였다. 장원삼은 류현진에 밀려 신인왕 후보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했다.

이후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혔다. 2015년 4월 7일 대구 롯데전에선 6⅓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역대 24번째 개인 통산 100승을 올렸다. 특히 좌완투수로는 송진우(은퇴)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쌓은 금자탑이다.

사진=삼성 제공
장원삼은 삼성의 왼손 투수 갈증도 해소시켜줬다.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2009년 시즌 종료 후 히어로즈에서 삼성으로 옮겼다. 이어 2010부터 2015년까지 6시즌 동안 72승 43패를 올렸다. 이 기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올린 투수가 바로 장원삼이다. 2010년대 삼성의 '왕조' 구축 과정에서 장원삼의 활약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삼성이 통합 4연패를 차지한 2011~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3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16년부터 입지가 흔들렸다. 지난해 전반기에 부진한 뒤 8월 4일 인천 SK전을 시작으로 시즌 종료 때까지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올 시즌도 선발 투수로 시작했으나 한 차례 2군을 다녀온 뒤 5월 말부터 불펜으로 보직을 옮겼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장원삼은 데뷔 후 줄곧 선발 투수로 활약해왔다. 4~5일간 등판을 준비한 뒤 마운드에 오르고, 온 힘을 다해 한 경기를 책임지면서 시즌을 보내곤 했다. 이제는 다르다. 언제 자신이 등판할지 모르는 가운데 불펜에서 매일 대기한다. 스스로 "나도 아직 배우고 있는 단계다. 루틴이나 징크스를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한다.

그가 불펜에 합류한 뒤 삼성 마운드는 상승세를 탔다. 5월 27일까지 불펜 평균자책점 꼴찌(6.69)였던 삼성은 장원삼이 1군에 복귀한 5월 28일부터 7월31일까지 불펜 평균자책점 5.05로 환골탈태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이 10개 구단 가운데 두 번째로 좋다. 또 5월 28일을 기점으로 역전패 최다팀(17패)에서 최소팀(7패)으로 바뀌었다. 장원삼과 함께 최충연까지 가세하면서 그동안 심창민과 장필준에게 몰렸던 과부하가 해소됐다. 역할 분담도 이뤄졌다.

장원삼은 구원 투수로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개 주자가 있는 위기 상황에서 공을 넘겨 받는다.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은 23.1%. 리그 평균(35.4%) 보다 10% 이상 적다. 100명의 주자가 뒤에 있다면, 장원삼은 평균적인 투수들보다 약 12~13명을 홈으로 덜 불러들인다는 의미다. 팀이 1~4점 리드하고 있을 때는 16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짠물 피칭을 했다. 그는 "투수 입장에선 실점 위기에 마운드에 오르면 확실히 부담이 된다. 내가 실점하면 앞 투수의 평균자책점이 올라가기 때문이다"며 "당연하지만 최대한 실점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장원삼은 불펜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다. 한 경기에 1~2타자만 상대하기도 하고, 팀이 지고 있을 때 올라가 긴 이닝을 던지기도 한다. 올 시즌 불펜으로 나서 3이닝 이상 투구만 세 차례나 된다. 게임을 만들어 나가는 역할이다. 3이닝 이상 등판시 평균자책점은 0.93으로 보통 때보다 훨씬 낮다. 여전히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과 경험이 살아있다는 방증이다.

장원삼은 눈앞에 닥친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지금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는 "올 시즌 선발 등판 때 팀에 단 1%도 도움이 안 됐다"며 "(내가 복귀한 후에) 팀 성적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 기분은 좋다. 1이닝 안에 모든 걸 쏟아부으려 한다. 내 역할에 맞게끔 잘 던지자는 생각뿐이다"고 웃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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