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처녀 교사 값 높으니 자긍심 가져라"

최민지 기자 2017. 8. 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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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72) 경북교육감이 교사 연수 특강에서 교사들에게 자긍심을 가지라는 취지로 "처녀 교사들은 (결혼 시장에서) 값이 높다" 등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글을 접한 한 서울 지역 여교사는 "이 교육감의 발언은, 교사라는 직업의 가치를 결혼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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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우 경북교육감 발언 물의.."구시대적 발상" 비판 쏟아져
14일 오전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도교육청에서 열린 대구·경북·충북교육청 합동 국정감사에서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5.9.14/뉴스1

이영우(72) 경북교육감이 교사 연수 특강에서 교사들에게 자긍심을 가지라는 취지로 “처녀 교사들은 (결혼 시장에서) 값이 높다” 등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교사들은 “결혼 시장에서의 지위로 교사의 가치를 가늠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1일 복수의 경북 지역 교사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경북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유치원·초등·중등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서 이 교육감은 이 같이 말했다. 증언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우리나라의 교육 성과가 높은 요인 중 하나가 교사의 지위가 높은 점”이라고 설명하며 “여자 직업 중 교사가 최고”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처녀 교사가 (결혼 시장에서) 값이 높다” “○○도 여교사 며느리를 보려고 노력했는데 결국 못했다” “대기업 취직도 소용없다” 식의 말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남교사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젊은 여교사는 값이 높다’라는 문장을 필기까지 했다”며 “특정 성별, 직업에 값을 매기는 것이 되레 교사들의 사기를 꺾는 말이라고 항의하고 싶었지만 연수가 3주 정도 이어지기 때문에 남은 연수 분위기가 이상해질까봐 참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항의는 경북교육연수원 홈페이지, 초등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 등에도 올라와있다. 경북교육연수원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교사는 “강연 중 ‘처녀 교사 들이 값이 높다’는 표현은 누가 봐도 논란의 여지가 있어보인다”며 “여기저기서 한숨과 탄식이 나왔다. 교육 분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분께서 그런 언동을 보이면 교사들은 무엇을 보고 학생들을 대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인디스쿨은 나이스(NEIS) 상 교사 신분 인증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커뮤니티다. 글을 접한 한 서울 지역 여교사는 “이 교육감의 발언은, 교사라는 직업의 가치를 결혼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는 구시대적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교사의 지위와 결혼을 연결짓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08년엔 나경원 의원이 “1등 신붓감은 예쁜 여자 선생님, 2등은 못생긴 여자 선생님, 3등은 이혼한 여자 선생님, 4등은 애 딸린 여자 선생님”이라고 말했다가 비난을 받았다.

이 교육감 측은 이 같은 반응에 대해 “발언 취지와 다르며 맥락 상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처녀’ 발언은 하지 않았다. 원고에는 없는 발언이었는데 배우자로서 교사라는 직업이 좋다는 것을 강조하다보니 ‘값’이라는 단어로 표현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 현장 분위기도 그렇고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는 이 교육감의 직접 해명도 요구했지만 도교육청은 “휴가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 교육감은 일선 교사와 교장 등을 거쳐 2009년부터 현재까지 세 번째 도교육감을 지내고 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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