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 열풍의 창구는 필리핀이었다
필리핀, K팝 익숙한 영어권 국가.. 소셜미디어 통해 美·英으로 전파
빌보드 싱글차트 2위까지 올라갔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세계를 향한 창(窓)이 필리핀이었다는 연구가 나왔다.
지난달 25일 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발행하는 과학저널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이 같은 주장을 펼치는 논문 '비디오 전염병: 전 세계적 입소문을 타고 퍼진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소개했다. 논문에서 MIT와 헝가리 외트뵈시 대학 및 에릭슨연구소 소속 연구진은 강남스타일이 나온 2012년 7월부터 전 세계로 퍼진 9월까지 두 달간 강남스타일을 언급한 트위터 이용자 580만명의 위치 정보와 정보 전파 경로 등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던 싸이의 뮤직비디오가 갑자기 미국, 영국 등 영어권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필리핀 트위터 이용자들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2년 7월 15일 유튜브에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2주 정도 지나자 필리핀 트위터 이용자들도 자신의 계정에 이를 퍼 나르기 시작했고, 한 달 정도 지나자 미국을 중심으로 영어권 지역에서도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공유하는 숫자가 폭증했다. 트위터상에서 팔로어가 25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의 팝스타인 케이티 페리가 자신의 계정에 "강남스타일에 푹 빠졌다"며 뮤직비디오를 공유한 것이 8월 21일. 연구진은 그 한 달 사이 네트워크 분석 결과 필리핀 사용자들과 연결된 이들을 통해 전 세계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퍼져나갔다며 "강남스타일이 전염병처럼 퍼져나간 진앙(epicenter)"이 필리핀이라고 결론지었다.
논문에 따르면 필리핀이 창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우선 필리핀이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한국 대중문화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또 필리핀은 영어를 공용어로 쓰면서 미국 등 전 세계에 교민이 많이 퍼져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K팝을 즐기는 필리핀인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등 영어권 사용자들에게 자연스럽게 강남스타일을 전파한 것이다.
연구진은 트위터뿐 아니라 구글에서도 '강남스타일'을 키워드로 각 지역별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트위터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논문을 통해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정보가 퍼지는 것은 과거 전염병이 퍼지는 방식과 비슷하다"며 "소셜미디어에서는 공간적 거리에 상관없이 언어나 문화 등이 비슷한 사람들이 형성하는 촘촘한 네트워크를 타고 정보가 급격하게 퍼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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