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달러화 가치는 왜 이렇게 급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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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원·달러 환율은 1110원 중후반대 하단을 다시 한 번 두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달러화 가치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국제 금융의 중심 격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앞장서서 긴축을 주도하는 이때,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왜 이렇게 쭉쭉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간밤 역외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달러화와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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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1일 원·달러 환율은 1110원 중후반대 하단을 다시 한 번 두드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달러화 가치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북한발(發) 지정학적 리스크에 상승(원화 약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오히려 3.2원 하락(원화 강세)했다. 국내 금융시장이 북한 리스크에 무덤덤해진 측면도 있지만, 더 기조적으로 주목해야 할 건 달러화 약세의 정도가 워낙 크다는 점이다.
지난밤 주요국 통화들과 비교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92.862까지 급락했다. 93포인트 벽까지 무너졌다. 일각에서는 달러화가 너무 큰 폭 하락해서 “이제는 달러화를 매수할 때”라는 말도 나오지만, 그래도 달러화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국제 금융의 중심 격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앞장서서 긴축을 주도하는 이때, 미국 달러화의 가치는 왜 이렇게 쭉쭉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지난밤 상황은 단기적인 측면에서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유럽 경제를 주목할 만하다. 유로존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 올랐다. 시장의 예상치에 딱 부합하는 수준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의 경우 1.2% 상승했다. 이는 예상치인 1.1%보다 0.1%포인트 높은 것이다.
유럽도 미국처럼 물가 둔화 고민이 크긴 매한가지다. 성장률에 비해 기대만큼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가 아리송한 탓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물가도 서서히 궤도에 오르고 있다. 성장에 이어 물가마저 꿈틀대면 이미 긴축을 시사한 유럽중앙은행(ECB)이 크게 망설일 이유가 없다.
간밤 달러인덱스가 재차 급락한 건 유로화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지난 201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 정치 불확실성도 가볍게 보면 안 된다. 달러화 가치를 끌어올렸던 트럼프노믹스는 아직 실현된 게 없다.
아울러 미국의 물가 둔화가 기조적인 모습을 보일 조짐을 보인다는 것도 걱정거리다. 실업률이 낮아지면(고용이 좋아지면) 물가가 높아진다는, 전세계 중앙은행에 보편적으로 통하는 ‘필립스 곡선’은 최근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실업률이 낮은데도 물가는 이상하리만치 오르지 않는 ‘미스터리’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필립스곡선 신봉자인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날 서울외환시장도 글로벌 달러화 약세의 영향권에 들어있다고 봐야 한다. 원·달러 환율은 다시 한번 1110원 중후반대로 레벨을 낮출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외환당국이 달러화를 매수해 환율을 떠받치는 개입 경계감이 다시 살아날 전망이다.
장중 호주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 결정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RBA는 지난달 의사록을 통해 중립금리가 3.5%라고 명시하며 시장을 출렁이게 한 적이 있다. 현재 RBA 기준금리는 1.5%에 불과하다. 중립금리가 기준금리보다 2.0%포인트나 더 높다는 것은 인상의 여지가 다분하다는 의미다. 강력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신호다.
만에 하나 이날도 매파 기조를 보인다면, 신흥 통화의 대표주자 격인 호주달러가 급등하고 다른 통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간밤 역외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달러화와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19.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19.00원) 대비 0.75원 상승한(원화 약세) 것이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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