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으로 변신 제프 베저스 그간 어떤 인생 살아왔을까

문재용 2017. 8. 1. 06: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47] 근육질로 변한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모습이 인터넷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베저스 CEO는 지난달 한 IT 콘퍼런스에 반팔 티셔츠·조끼와 검은색 선글라스를 걸친 채 굵직한 이두근을 자랑하며 등장했는데, 과거 그의 유약한 인상과 극명히 대비됐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온갖 패러디가 봇물을 이뤘다. 베저스 CEO의 배경에 폭발 장면을 합성해 마치 첩보영화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가 하면, 유명 액션배우인 드웨인 존슨(Dwayne Johnson)·빈 디젤(Vin Diesel) 등과 나란히 세운 사진도 등장했다.
Jesse Lansner, SNS
Avery Hartmans, SNS
그 중에도 단연 최고 화제가 된 것은 아마존 출범 초창기의 유순한 베저스 CEO와 현재의 박력 넘치는 모습을 비교한 사진이다. 여기에 맞춤형 대사까지 더해지며 인기가 더욱 치솟았다. 합성사진에서 1998년의 베저스 CEO는 "인터넷에서 책을 팝니다!"라고 말하는 반면, 2017년의 베저스 CEO는 비속어를 섞은 강렬한 어투로 "내가 원하는 건 전부 팔아 치운다"고 외치고 있다.
제프 베조스의 과거와 현재 (사진출처=Yoni Merick, SNS)
이 패러디의 선풍적 인기를 단지 베저스 CEO의 몸매 변화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1994년 인터넷 서점에서 출발한 아마존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며 패러디를 완성시켰다. 20여 년 전 일개 벤처회사에서 오늘날 미국 유통업계를 통째로 붕괴시키려는 공룡기업으로 성장한 아마존의 위상이 베저스 CEO의 겉모습에 그대로 반영된 듯하다. 그는 미국의 양대 종합일간지로 평가 받는 워싱턴포스트(WP)를 인수하고, 우주관광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 '블루오리진’을 설립하는 등 그야말로 "뭐든 팔아치운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베저스 CEO의 근육질 몸매에 이목이 집중되던 와중 때마침 그가 세계 1위 갑부로 등극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아마존의 주가가 급등하며 베저스 CEO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제치고 세계 1위 갑부에 잠시 등극한 것이다. 아마존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주가가 하락하며 베저스 CEO는 1위 자리에서 두 시간 만에 물러났지만, 전 세계 언론은 이를 IT 공룡기업들 간 세대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 평가하며 베저스 CEO를 재차 집중 조명했다. 지금까지의 인터뷰와 그를 다룬 서적들을 통해 베저스 CEO의 일상과 인생을 소개하고자 한다.

▲출생

- 베저스가 태어나던 1964년 그의 아버지는 18세, 어머니는 17세의 학생이었다. 둘은 이듬해 이혼했고, 베저스를 키우던 어머니 재클린이 1968년 쿠바 이민자인 마이크 베저스와 재혼하며 제프 베저스는 양부의 성을 따르게 됐다. 베저스는 아버지가 양부란 사실을 10살이 돼서야 알았는데, 베저스는 이런 사실보다 자신이 안경을 껴야 한다는 사실에 더 동요했다고 한다. 의붓아버지와의 사이가 크게 나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 베저스의 친부는 아마존 창업자가 자신의 아들이란 것을 2013년에야 전해 들었다. 베저스의 일대기를 준비 중이던 블룸버그 기자가 취재를 위해 친부 테드 요겐슨을 찾아간 덕분이다. 애리조나 주에서 자전거 점포를 운영하던 요겐슨은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그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며 "나는 좋은 아버지도, 좋은 남편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 학창시절

- 베저스는 수차례 연설을 통해 어린 시절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외조부인 프레스턴 기스라 밝혔다. 기스는 우주·방위산업계에서 일하며 정부기관 원자력위원회(AEC)의 서부지역 총괄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당시 그가 관리했던 직원은 2만6000명에 달한다. 베저스는 외조부 덕에 어려서부터 통신장비와 각종 기계에 친숙해질 수 있었다

- 베저스는 SF드라마 스타트랙의 마니아로 유명한데 이는 학창시절부터 이어진 '덕질'이다. 드라마 시청은 물론 친구들과 스타트랙 게임을 즐기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마존 창업 당시에는 기업명을 스타트랙 등장인물의 좌우명인 'MakeItSo'로 지으려 했으며, 2016년 출시된 '스타트랙 비욘드(Star Trek Beyond)’에 외계인으로 분장해 카메오로 출연한 바 있다.

스타트렉 비욘드(2016)에 출연한 베조스
-프린스턴 대학 컴퓨터 공학과로 진학해 우수 학생으로 선발됐다.

▲ 졸업 후 아마존 창업 이전까지

- 대학을 졸업할 즈음 인텔, 벨 연구소 등 통신업계 대기업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한 후 스타트업 기업 피텔(Fitel)에서 일했다.

- 피텔을 그만둔 후 유명 헤지펀드 'D. E. Shaw'에서 일하며 4년 만에 선임부사장까지 승진했다.

▲ 아마존 창업

- 인터넷이 한 해 2300%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안 1994년 창업을 결심했다. 인터넷으로 판매할 수 있는 품목을 20개 정도 고른 후 책이 가장 좋다고 결정했다고 한다.

- 아마존을 설립한 직후에는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사무실에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했다. 주문이 밀려드는 탓에 몇 주 만에 이는 취소됐다. 한 달 만에 미국 50개주에서 주문이 이뤄졌다.

- 1995년 불가리아에서 주문이 들어와 당황한 적이 있다고 한다. 베저스는 "불가리아에 인터넷이 되는 줄도 몰랐다"며 "심지어 주문은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이뤄졌다. 주문자는 불가리아 세관 직원이 돈을 훔치지 못하도록 플로피 디스크에 돈을 숨긴 후 영어로 '디스크 안에 돈이 있다'고 적어뒀다"고 밝혔다.

- 아마존은 1997년 기업공개(IPO)를 했다.

▲ 경영자 베저스

- '피자 두 판의 법칙'을 갖고 있다. 회의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참석자를 피자 두 판으로 대접할 수 있는 수 이하로 제한한다.

- 파워포인트를 통한 보고를 제한한다. 대신 6쪽 분량 보고서를 요구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비판적인 사고를 하고, 요점을 짚는 능력을 키우도록 한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2005년 열린 `오렐리 신기술 컨퍼런스`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준비한 노트북에 윈도우 업데이트 재시작 메시지가 떠 당황하고 있다.
- 아마존 투자자들과의 만남도 일년에 6시간 이하로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진다.

- 하루 8시간의 수면을 중요시 한다. 잠을 줄여가면서 많은 결정을 내리기보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컨디션을 관리하고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것을 우선시 한다.

- 구글 창업 초반이었던 1998년에 25만달러를 투자했다. 현재 들고 있는 주식이 얼마인지는 불분명하다.

▲ '악덕 경영자' 베저스?

- 2015년 뉴욕타임스(NYT)에서 성과·경쟁을 강조하며 직원들을 지나치게 압박한다는 기사를 내며 논란의 중심에 선 일이 있다. 당시 아마존은 불명예 퇴직한 제보자가 악의를 품고 사실을 호도했다며 반박했다.

- 직원들에게 과격한 말을 일삼는 탓에 베저스가 흥분했을 때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한 코치를 고용했다는 루머도 돌았다.

근엄한 베조스
- 여느 유명 IT 기업들과 달리 직원들에게 인색한 편이다. 아마존은 복지혜택도 적고, 식사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결혼

베조스 부부
- 헤지펀드 D. E. Shaw에서 부인 맥킨지와 연을 맺어 약 1년 후 결혼했다. 자녀는 4명이다.

- 저녁식사 후 반드시 설거지를 하는데 "내가 하는 일 중 가장 섹시한 것"이라 자평한 적이 있다.

- 반드시 부인과 아침식사로 하루를 시작하며,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이른 아침에는 미팅을 잡지 않는다.

[문재용 국제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