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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8개월 기다린 이미향, '41승' 웹보다 컸던 간절함

스코티시 오픈 마지막 날 6타차 뒤집고 역전 우승…개인통산 2승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17-07-31 02:32 송고 | 2017-07-31 08:53 최종수정
이미향(24·KB금융그룹). /뉴스1 DB ⓒ News1
이미향(24·KB금융그룹). /뉴스1 DB ⓒ News1

승부는 마지막 순간 집중력의 차이에서 갈렸다. 2년8개월을 기다린 이미향(24·KB금융그룹)의 간절함이 투어통산 41승의 노장 캐리 웹(호주)보다 더 컸다.

이미향은 3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노스 에이셔의 던도널드링크스(파72·660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허미정(28·대방건설), 캐리 웹(호주·이상 5언더파 283타) 등 공동 2위 그룹을 한 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4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 클래식에서 첫승의 감격을 누렸던 이미향은 이번엔 영국 땅에서 두 번째 우승을 일궜다. 2년8개월만에 맛본 우승의 기쁨이었다.

첫 우승 때 이일희(29·볼빅)와 5차 연장의 혈투를 벌인 데 이어 두 번째 우승 역시 극적이었다.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선두에 무려 6타가 뒤져 있었지만 이를 극복해냈다.

이미향은 초반부터 엄청난 기세로 치고 나갔다. 1, 2번홀에서 연거푸 버디를 낚았고, 4번홀(파3) 보기 이후에는 3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전반 마지막 홀인 9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해 전반에만 5언더파. 선두그룹 웹과 김세영(24·미래에셋)이 주춤하는 사이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미향은 후반 들어 강한 바람에 고전하면서 좀처럼 버디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래도 연거푸 파로 막아내면서 손실을 최소화했다. 그 사이 웹이 14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면서 2타차 선두로 치고 나갔다.

남은 홀이 몇 개 되지 않았기 때문에 2타차는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여기에 이미향의 버디는 추가되지 않았기에 승부가 굳어져가는 것처럼 보였다.

이미향(24·KB금융그룹). /뉴스1 DB ⓒ News1
이미향(24·KB금융그룹). /뉴스1 DB ⓒ News1

하지만 중요한 순간 찰나의 집중력 차이에서 승부가 뒤집어졌다. 웹은 16번홀(파4)에서 쉬운 퍼팅을 놓치면서 보기를 범했고, 17번홀(파4)에서는 두 차례나 벙커에 빠뜨리는 등 샷난조를 보여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웹이 고전한 이 두 홀에서 이미향은 모두 파를 기록해 한 타차 선두가 됐다. 특히 17번홀(파4)에서는 그린 옆 프린지에서의 세 번째 샷을 환상적으로 붙이면서 보기 위기를 넘겼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이미향은 놓치지 않았다. 그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렸고, 투 퍼트로 버디를 잡아 2타차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다. 웹은 이글이 필요했지만 세컨드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2부투어인 시메트라투어에서부터 미국 생활을 시작한 이미향은 오래도록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첫 우승 전까지는 풀시드권 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이후로는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만큼 우승에 대한 갈망은 누구보다도 컸다. 큰 대회에서의 '클러치'상황을 누구보다도 많이 겪었을 웹조차도 이미향의 간절함과 그에 따른 집중력을 당해내지는 못했다.

첫 우승 때처럼 긴 연장 승부는 아니었지만 6타차를 뒤집은 이미향의 두 번째 우승 역시 충분히 극적인 승부였다. 영국에서의 변화무쌍한 기후를 이겨낸 우승은, 다음주 열릴 브리티시 오픈에서의 자신감도 한층 키워줄 것이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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