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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 마스터’ 라울러, 피의 파이팅 재연하나


입력 2017.07.30 00:08 수정 2017.07.30 00:0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터프한 세로니와 UFC 214 무대서 격돌

불같은 타격 인상적..킥에 능한 상대들에게는 고전

[UFC]라울러는 펀처 스타일 특성상 킥에 능한 상대들에게 종종 고전할 때가 있다. ⓒ 게티이미지

UFC 전 웰터급 챔피언 로비 라울러(35·미국)가 다시 뛴다.

라울러는 30일(한국시각) 미국 애너하임 혼다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UFC 214 ‘코미어 vs 존스’에서 ‘카우보이’ 도널드 세로니(34·미국)와 격돌한다. 터프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파이터들의 맞대결이라 혈전을 예상한다.

라울러는 웰터급을 대표하는 펀처다. 다른 옵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펀치 위주로 풀어나간다. 전형적인 디펜스형 타격가로 펀치 일변도다. 그의 파이팅 스타일이 정말 단순했다면, 챔피언 등극과 방어전은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라울러는 최고의 옥타곤 복서다. 체력 좋은 사우스포로서 날카로운 스트레이트와 묵직한 훅이 일품이다. 경기 내내 쉬지 않고 ’인 앤 아웃’스텝을 밟으며 공방전이 가능하다.

라울러는 빠르고 유연한데다 맷집이 좋고 근성까지 갖췄다. 전진 스텝으로 쉴 새 없이 상대를 압박하는 패턴을 선호한다. 끊임없이 압박해 상대는 쉴 틈이 없다. 저격수 본능까지 지녀 카운터 한 방으로 뒤집기도 한다. ‘타격 짐승’ 맬빈 마누프 전에서 나온 대역전승이 대표적이다.

장점이 많은 전천후 펀처답게 라울러는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펀처는 물론 레슬러, 키커 등 어떤 유형과 싸워도 주도권을 잡는다.

‘명승부 제조기’로 불리는 라울러의 스타일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대표적 경기로는 로리 맥도날드(28·캐나다), 카를로스 콘딧(33·미국)전이 있다. 언제 챔피언에 등극해도 이상하지 않을 강자들이었으나 혈전을 마다하지 않는 라울러 벽에 가로막혀 정상 등극에 실패했다.

맥도날드는 라울러에게 난적으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라울러는 두 차례에 걸쳐 맥도날드를 완벽하게 꺾었다. 누구보다도 안정적인 강자로 평가받았던 맥도날드가 챔피언이 되지 못한 것은 라울러 영향이 컸다. 라울러는 터프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다. 맥도날드와의 2차전에서는 1차전과 달리 다양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의표를 찔렀다.

라울러는 펀처 스타일 특성상 킥에 능한 상대들에게 종종 고전할 때가 있다. 치고 빠지기에 익숙하다 해도 펀치보다 먼 거리에서 킥이 쏟아지면 쉽지 않다. 맥도날드 역시 킥에 능했다. 원거리 잽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 후 거리가 조금 생기면 킥을 시도하고 타이밍 태클도 성공시켰다.

라울러는 맥도날드 공격의 시발점인 잽을 앞손 견제를 통해 무력화시켰다. 노련한 펀처답게 자신의 앞손 거리를 잘 유지한 채 타이밍 싸움에서 이겼다. 라울러의 앞손이 통한다는 것은 곧 상대가 자신의 펀치거리에 있다는 신호다.

UFC 전 웰터급 챔피언 라울러. ⓒ 게티이미지

라울러의 거리를 잡아먹는 능력은 콘딧전에서도 빛났다. 콘딧은 체급 내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공격 옵션이 다양한 선수로 꼽혔다. 체력과 기동성을 앞세워 스탠딩에서 끊임없이 타격하고, 그라운드에서는 서브미션을 노린다. 킥에 능해 라울러에게 난적으로 평가됐다.

라울러는 콘딧에게 매우 고전했다. 맥도날드에 비해 거리를 잠식하기가 훨씬 어려웠다. 라울러는 순간적인 돌격으로 상당 부분 커버했다. 바람처럼 움직이는 콘딧의 공격적 아웃파이팅을 순간 압박으로 일시 정지시켜 버렸다. 둘은 5라운드 내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UFC 웰터급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연출했다.

화끈한 챔피언으로 명성을 이어가던 라울러에게 브레이크를 건 파이터는 타이론 우들리(35·미국)다. 흑인 특유의 탄력을 바탕으로 민첩하고 힘 있는 움직임을 자랑하는 우들리는 많이 움직이기보다는 기회를 엿보다 순간적으로 친다.

라울러는 우들리의 이러한 폭발력에 당했다. 잠깐의 탐색전 이후 서서히 거리를 잡아나가던 중 찰나의 빈틈을 허용하며 허망하게 넉 아웃으로 무너졌다. 라울러 입장에서는 자신의 플레이를 전혀 해보지 못하고 경기가 끝나버렸다는 점에서 아쉽기 그지없었다.

라울러가 다시금 정상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세로니를 꺾어야한다. 무에타이에 능한 세로니는 딥킥, 미들킥, 로우킥 등 다양한 킥을 쉴 새 없이 날린다.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서 들어가는 묵직한 하이킥이 위력적이다. 신장도 라울러 보다 크다. 킥을 주무기로 한다는 점에서 난적이 될 수 있다.

라울러가 직전 경기에서의 충격적 패배를 딛고 다시금 ‘혈전 마스터’로 복귀할 수 있을까, 팬들은 여전히 그가 보여 왔던 피의 파이팅을 기대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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