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서슬에 백기 투항한 프랜차이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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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에 대한 '갑(甲)질'로 비판받고 있는 프랜차이즈(가맹사업) 업계가 28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 고개를 숙이며 상생 방안을 제시했다.
전국 1300여 개 가맹본부의 모임인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날 김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가맹점주 권익 보호 및 건전한 가맹시장 조성을 위한 프랜차이즈 상생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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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가맹점주와 상생 위해 자발적으로 6가지 방안 마련
김 위원장 "국민이 납득하는 실행 방안 10월까지 만들어라"
업계 일각 "영업기밀인 마진, 어떤 산업도 공개하지 않아..
협회가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가맹점주에 대한 '갑(甲)질'로 비판받고 있는 프랜차이즈(가맹사업) 업계가 28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 고개를 숙이며 상생 방안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자발적인 변화 노력에 공감한다"면서 "늦어도 10월까지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공정거래위원장에게 백기 든 프랜차이즈업체들
전국 1300여 개 가맹본부의 모임인 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날 김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가맹점주 권익 보호 및 건전한 가맹시장 조성을 위한 프랜차이즈 상생 방안'을 제안했다. 상생 방안은 6가지로 구성됐다. 우선 가맹점에 식자재 등 필수 물품을 공급하면서 마진(이익)을 남기는 현재의 사업 모델을 가맹점으로부터 일정한 브랜드 로열티만 받는 구조로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필수 물품 구입을 강요하면서 폭리를 취한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그리고 "직영점 없이 가맹점만 늘리는 본부들이 문제"라면서 가맹본부의 등록 요건을 강화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예를 들어 직영점 한 곳을 1년 이상 꾸준히 운영한 본부에 한해 가맹사업 등록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가맹점 피해보상공제조합 설립, 불공정 감시센터 설립, 가맹점주협의회와 상생협력사업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협회는 또 가맹사업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공정위, 각계 전문가들과 구체적인 자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백기 투항하는 심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사업 모델의 변화와 함께 가맹점주협의회의 활동을 보장하는 내용도 상생 방안에 담아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실태 조사와 하반기 일제점검 계획은 별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상생 방안의 뜨거운 감자는 '마진' 공개
협회는 이날 자체 혁신의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필수 물품의 유통 마진 공개에 대해서는 '영업기밀'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공정위는 지난 18일 '프랜차이즈 갑질 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필수 물품의 원가, 유통 마진 등을 조사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영업기밀은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만 공개하겠다"며 "협회가 만들어올 상생 방안의 수준에 따라 정보 공개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진 공개 등이 어느 수준에서 결정될지는 미지수다. 업계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전체 프랜차이즈 업체의 25%(1300여 개)만 가입한 단체라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맹점이 가장 많은 편의점 업계가 가입하지 않고 있다. 또, 대형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소규모 업체 위주인 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상황이라 업계 목소리도 일치되지 않고 있다. 검찰과 공정위 눈치를 보던 치킨 업계 1위인 제너시스BBQ가 간담회 전날 "주요 식자재의 유통 마진을 공개하겠다"고 선언하자, 업계 내부에서 "BBQ가 너무 빨리 항복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 대해서도 임원진은 "오해가 풀렸다"고 했지만 프랜차이즈 내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대표인 A씨는 "상당수 프랜차이즈가 식재료를 가맹점에 납품하며 성장했는데, 갑자기 로열티 방식으로 바꾸라는 것은 유통업체인데 유통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다"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야 하는데, 협회가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계도 영업기밀인 마진을 공개하는 경우는 없다"며 "시장경제의 원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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