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계좌 개설·대출 '10분 안에'..인터넷 전문은행 열풍

2017. 7. 2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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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어제(27일) 국내 두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 뱅크가 출범했습니다.

영업점 하나 없이 단 하루 만에 확보한 고객이 30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야말로 돌풍입니다.

◀ 앵커 ▶

이런 흐름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지난 4월에 문을 연 첫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출범 백일 만에 여수신 규모 1조 2천억 원을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오늘 앵커의 눈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요동치고 있는 소매금융시장의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인터넷 전문은행의 인기비결을 박영회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인터넷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봤습니다.

문자 인증과 신분증 사진 전송, 마지막으로 고객의 기존 계좌에 1원을 시험송금해 신원을 검증합니다.

약 9분 30초가량 걸렸습니다.

스마트폰 조작에 능숙한 경우 더 빨랐습니다.

송금 대신 화상 통화로 신원 확인을 할 수도 있는데, 24시간 언제든 가능합니다.

[민 윤/케이뱅크 매니저] "3단계로 본인 확인방법으로 철저히 하고 있으며, 거래 목적 증빙 자료를 별도로 방문하실 필요 없이 사진 촬영으로 제출받고 있습니다."

신용대출 신청도 해봤습니다.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느라 다소 지체됐지만, 2번의 시도 모두 4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인터넷 은행이 건강보험 자료를 확보해 직장과 소득을 확인하기 때문에, 고객이 서류를 준비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 앵커 ▶

인터넷은행의 장점, 보신 것처럼 먼저 편리함을 들 수 있습니다.

낮에 은행 가기 힘든 분들이나, 움직이기 힘든 임산부, 은행 점포가 없는 벽지 도서에서도 언제든지 가입이 가능합니다.

많이 사용하는 '현금 출입금'과 '계좌 이체' 모두 수수료가 없습니다.

해외 송금수수료는 시중은행의 10분의 1수준입니다.

무엇보다도 손님을 끈 핵심 비결하면 바로 금리인데요.

시중은행보다 예적금 금리는 높게, 대출금리는 낮게 책정한 겁니다.

많이들 쓰시는 마이너스 통장 상품으로 비교해보면 같은 신용등급인데도, 지난달 인터넷 전문은행 평균 대출금리는 연 3.28%.

5.55%인 한국씨티은행과 비교를 하면 5천만 원을 빌릴 경우 연간 1백만 원 정도 이자를 아낄 수 있습니다.

◀ 앵커 ▶

이익의 70-80%를 이자 수익에 의존하는 기존 은행들, 위기의식 느낄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고금리 적금 상품도 내놓고 신용대출 금리도 낮추며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점 임대료와 인건비가 없어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인터넷 은행과 이런 식으로 경쟁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게 기존 은행들의 판단입니다.

그래서 기존 은행들은 대출에 치중하던 영업전략을 탈피해 새로운 생존전략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신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곳곳에 걸려 있는 유명 작가의 그림들.

고급스러워 보이는 소파와 탁자.

호텔 라운지를 연상시키지만 실은 한 시중은행의 영업점입니다.

고액 자산가, 이른바 VIP 고객을 노린 자산관리 센터로, 최소 2억 원 이상은 있어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조혜연/한국씨티은행 서울센터장] "북카페에 온 듯한 느낌, 그리고 보시는 바와 같이 경희궁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에 고궁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

이 은행은 비용 절감을 위해 기존 영업점의 70%를 없애는 대신 이런 자산관리 센터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경쟁이 치열해진 여수신 상품보다 자산관리를 통한 수수료 수익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조혜연/한국씨티은행 서울센터장] "더 고급스럽고 더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나에게 서비스를 해 달라는 고객 부류가 있다 보니…"

VIP 고객서비스를 강화하는 건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

이 은행은 10억 이상의 자산가에게는 아예 전문가들이 출장상담을 해줍니다.

분야도 다양해 금융상품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세무 등 자산관리에 필요한 모든 분야 전문가들이 자문을 맡습니다.

[이경화/KB국민은행 팀장] "고액자산을 가지고 계신 분들의 관심분야는 부동산이나 세무, 법률, 그다음에 투자전략까지 굉장히 광범위하거든요."

고객 쟁탈전이 치열해지자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은행 문턱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억대의 금융자산이 있어야 가능했지만 올 들어 우리은행은 3천만 원, 수협은행은 2천만 원만 있으면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앵커 ▶

지난 상반기 국내 4대 시중은행이 벌어들인 순이익 규모는 6조 원에 육박합니다.

그런데도 지난 1년간 181개의 은행 점포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사라졌습니다.

60대와 70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이 각각 14%와 4%에 불과하다는 것 알고 계십니까?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낯선데 찾아갈 동네 은행마저 사라진 노령인구.

이분들의 불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살펴봐야겠습니다.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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