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클릭] 저렴해서 선택했지만..초저가 '패키지여행'의 비밀

오해정 입력 2017. 7. 28. 20:30 수정 2017. 7. 28.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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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해외여행이 39만 9천 원, 49만 9천 원.

항공료, 호텔비, 식비까지 다 포함된 일명 패키지 상품들입니다.

가격은 저렴한데, 막상 가 보면 과도한 선택 관광에다 쇼핑 일정 때문에 휴가를 망쳤다는 불만이 적지 않은데요.

좀처럼 개선 안 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오해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패키지여행을 선택한 관광객들이 이유로 꼽는 건 역시 싼 가격입니다.

[오근례] "단독(개별여행)으로 가는 것보다 오히려 저렴한 편이에요."

여행사 대부분이 비슷한 일정과 가격.

태국 3박5일의 경우 항공과 숙식, 관광지 입장료까지 포함된 상품이 39만 9천 원으로 항공권만 샀을 때의 가격과 비슷하거나 반값도 안 될 정도입니다.

[여행사 상담원] "발마사지랑 코끼리 트레킹하시는 것 포함되셨고요. 별도 비용은 없어요."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할까.

한 여행사가 태국 현지에 보낸 한 3박5일 상품의 지급 내역입니다.

항공료를 뺀 현지 3박 숙박과 식사, 관광 등의 비용을 합한 일명 '지상비' 항목이 0원으로 돼 있습니다.

1박을 더해도 겨우 1만 원이 더해지는 수준.

관광객이 낸 돈은 국내 여행사가 항공비와 마진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손님을 넘겨받은 여행사가 모두 충당하는 구조입니다.

[태국 관광 가이드] "29만 9천 원을 현실적으로 한 번 생각을 해보십시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그런 경비로 와서…"

이렇다 보니 손님을 데려가고 쇼핑센터에서 받는 홍보비에, 100만 원짜리 라텍스를 팔 경우 40만 원까지 받는 수수료 등으로 비용을 메꾼다는 게 가이드들의 주장입니다.

더 많이, 일명 '뺑뺑이'를 돌려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박인규/태국 관광 가이드] "개처럼 쇼핑센터를 끌고 다닌다는 얘기를 저한테 직접적으로 하신 분도 계시고 왜 가이드가 손님들한테 욕을 먹어야 될지…"

현지 사정에 익숙지 않은 관광객들은 일정 내내 가이드 눈치만 보기 일쑤, 다투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이창훈/관광객] "(선택관광이나 쇼핑을 안 하면) 가이드가 표정이 달라지는데요. 가이드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패키지여행을 한다는 생각을 거의 해보질 못하기 때문에…"

국내 여행사들은 상품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과거에 비해 패키지 손님이 크게 준데다 인터넷 발달로 현지 쇼핑 이윤도 줄면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겁니다.

[여행사 관계자] "수익성 자체가 줄어들고 경쟁은 치열해지다 보니까 (현지 가이드들이) 그렇게 나오고 이러는 것 같아요. 옛날에는 고객들이 속았죠. 이제 안 속아요."

서비스보다 가격 경쟁에 혈안인 저가 상품들 탓에 이미 개별여행의 절반 이하로 비중이 축소된 패키지여행.

국내와 현지 여행사들이 개선은커녕 소비자 불만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면서 관광객들의 외면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오해정입니다.

오해정기자 (wh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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