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원칙 앞세워 트럼프에 'NO' 외친 'Mr. 쓴소리'

박종현 2017. 7. 2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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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8월생인 존 매케인(사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혼돈의 워싱턴 정치판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원로 정치인이다.

매케인은 정통 보수주의자로 원칙을 추구하는 성향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곧잘 쓴소리를 한다.

그나마 매케인처럼 쓴소리를 조금이라도 하는 상원의원은 린지 그레이엄, 랜드 폴,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의원 정도이다.

이런 매케인을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 시절 트럼프 대통령이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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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매케인 美 공화당 상원의원

1936년 8월생인 존 매케인(사진)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혼돈의 워싱턴 정치판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원로 정치인이다. 매케인은 정통 보수주의자로 원칙을 추구하는 성향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곧잘 쓴소리를 한다. 언론은 백악관이 주도하는 특정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매케인 의원의 입을 쳐다본다. 그의 발언이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매케인처럼 쓴소리를 조금이라도 하는 상원의원은 린지 그레이엄, 랜드 폴, 테드 크루즈, 마르코 루비오 의원 정도이다. 모두 공화당 대선경선에 출마한 이력을 지닌 이들이다.

매케인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불거진 자유무역협정 파기와 동맹 약화 흐름에 비판 발언을 이어왔다. 비판은 민주주의 가치 실현과 자유시장경제 확산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국익을 우선 살피며 발언한다. 최근 지역구인 애리조나에서 뇌종양 치료를 받던 중 워싱턴으로 복귀해 투표권을 행사한 과정도 그랬다. 그는 25일(현지시간) 상원 연단에 올라 의원들을 향해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 폐지 토론 개시를 독려했다. 토론 개시 자체를 반대하던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마음을 바꾸면서 다음날 오바마케어 폐지법안 표결 투표가 가능하게 됐다. 표결투표에서 그는 또 한번 자신의 철학을 드러냈다. 오바마케어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대안 없이 이를 폐지하는 것도 잘못이라며 반대표를 던졌다. 민주적 절차는 중시하지만 올바르지 않은 정책에는 당리당략적 측면에서 찬성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오바마케어 토론 개시와 폐지법안 부결 과정에서 매케인의 민주주의 철학과 자세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언론은 이를 뇌종양 투혼과 민주주의를 향한 애정이라고 표현했다.


해군 제독을 지낸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둔 매케인은 1958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해군 조종사로 근무했다.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그는 1967년 10월 전투기가 격추되면서 5년 6개월 동안 포로 생활을 했다. 당시 고문으로 어깨가 부러지는 고통을 겪었다. 월맹군은 매케인의 부친이 미 태평양함대 제독이라는 것을 알고 그를 다른 미군 포로보다 먼저 석방하겠다고 제안했다. 매케인은 ‘전쟁 포로는 생포된 순서에 따라 석방돼야 한다’는 행동강령을 내세우며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배경이 알려지면서 그는 전쟁 영웅으로 귀환했다. 귀환 이후 1981년까지 군인의 길을 걸었다. 1983년 하원의원이 돼 정치에 입문한 뒤 1987년부터 상원의원을 지냈다. 2008년엔 공화당 대선후보로 선출돼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후보와 ‘흑·백 대결’을 펼쳤다.

백악관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미국의 안보를 걱정했다. 이런 매케인을 공화당 대선경선 후보 시절 트럼프 대통령이 자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당시 “매케인은 포로가 됐기 때문에 영웅이 된 것이다”며 “나는 붙잡히지 않는 사람이 더 좋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매케인이 이때부터 정서적으로 갈라섰다는 분석도 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매케인은 공산주의 배격과 동맹강화를 정치관으로 갖고 있다. 한반도 현안에 대해서도 막강한 발언권을 지닌 인물이다. 매케인은 지난 5월 일정 변경 때문에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지 못했다가 지난 6월 말 워싱턴에서 문 대통령과 면담하며 한반도 관련 이슈를 논의했다. 부인은 1980년 재혼한 신디 매케인이다. 매케인과 신디 사이에는 입양한 자녀 1명을 포함해 모두 4명의 자녀가 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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