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1년차+수비수 영플레이어상' 도전하는 '진짜 루키' 김민재

김도용 기자 입력 2017. 7. 28. 17:4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북 현대의 신인 수비수 김민재(왼쪽) © News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신인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전북 현대에서 데뷔 시즌부터 당당하게 자리를 잡은 김민재(21)가 K리그 클래식 사상 최초로 1년차 영플레이어상에 도전한다. 지금껏 수비수들 중에서도 이 상을 받은 이는 없었다.

김민재는 23라운드까지 진행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에서 영플레이어 후보들 뿐만 아니라 전체 선수들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했는데 그중 풀타임이 18회로 만 23세 이하 필드 플레이어 가운데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자랑한다. 시간만 많은 것이 아니다. 김민재가 주전으로 활약하는 전북은 23경기에서 단 20골만을 허용, 클래식 12팀 가운데 유일하게 경기당 평균 실점이 1골 이하다. 이를 앞세운 전북은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실 김민재의 활약을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지난해 3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에 뽑히는 등 나름 대학무대에서 인정을 받았지만 전북에서 첫 시즌 만에 자리를 잡을지는 단언할 수 없었다.

전북은 스타 선수들이 대거 포진, 끊임없이 경쟁이 펼쳐지는 팀으로 웬만한 실력이 아니면 뛰기 힘든 곳이다. 괜히 '신인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전북에서 신인이 주전으로 자리 잡은 경우는 몇 없었다.

그러나 김민재는 데뷔 시즌 당당하게 주전 자리를 꿰찼다. 유도 선수 출신인 아버지와 육상 선수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민재는 188cm의 큰 키에서 나오는 높이와 힘은 물론이고 빠른 발과 준수한 기술로 전북의 중앙 수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전북에서 김민재를 지도하고 있는 김상식 코치는 "근래에 보기 힘든 모든 것을 갖춘 선수다. 피지컬도 좋고 스피드, 축구에 대한 센스도 좋다. K리그 전체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수비수다. 또한 성격도 활발하고 영리해서 코칭스태프가 전달하는 지시사항을 잘 이해한다. 충분히 국가대표로 갈 수 있는 재목이다. 조만간 대표팀에 승선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에도 김민재는 지도자들에게 인정을 받았었다. 지난해 3월 올림픽 대표팀에서 김민재를 2경기 지도했던 신태용 감독은 "가능성을 봤다. 투쟁심이나 부딪히는 강도가 좋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강철 FC서울 수석코치는 김민재의 올림픽대표팀 경기를 지켜본 뒤 "지금의 연령대에서 김민재 만한 수비수는 없다"면서 "공격수를 제압하는 힘도 있고 공중볼 다툼도 능하다. 또한 빌드업도 좋다. 이런 수비수를 찾기 힘들다"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기량이 출중했던 김민재는 지난해 7월 연세대를 중퇴하고 경주 한수원(내셔널리그)에 입단해 6개월 뛰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으로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경주 한수원의 6개월은 김민재에게 큰 힘이 됐다.

김상식 코치는 "내셔널리그에서도 잘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배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대만큼 성장해 빼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김민재를 향한 축구 팬들의 시선도 다르지 않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김민재의 영플레이어상 가능성을 높게 보기도 한다.

아직 시즌 일정도 많이 남았고 제주의 이창민(17경기·2골3도움), 포항의 강현무(19경기·27실점), 수원의 고승범(21경기·2득점2도움) 등 경쟁자들도 맹활약 중이어서 속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지금까지 활약을 생각하면 충분히 상에 욕심을 낼만한 김민재다.

만약 김민재가 2017년 영플레이어상을 받는다면 2013년 이 상이 제정된 뒤 처음으로 1년차가 받게 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13년 국내외 프로 출전 3년 이내 23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플레이어상을 만들었다. 이는 최근 들어 대부분의 프로 1년차가 쉽게 경기 기회를 못 잡는 것을 고려한 것이었다.

실제 2013년 첫 수상자 고무열은 3년차였고 이후 상을 받은 김승대, 이재성, 안현범은 모두 2년차였다. 김민재가 수상하면 상이 만들어진 뒤 5년 만에 처음으로 1년차가 받는 기록을 쓰게 된다.

또한 영플레이어상 최초 수비수 수상이기도 하다. 그동안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던 이들은 공격수나 미드필더였다. 영플레이어상 이전에 있던 신인선수상까지 포함해도 정광석(대우)이 1993년에 수상한 것이 가장 최근에 수비수가 받은 기록이다.

남은 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김민재는 K리그 새로운 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dyk0609@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