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둘로 쪼개져 열리는 연극제, 주민들 "안타깝다"

윤성효 입력 2017. 7. 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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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회 거창국제연극제'-'거창한 여름연극제' .. 각각 28일부터 개막

[오마이뉴스윤성효 기자]

결국 쪼개지고 말았다. 경남 거창에서는 28일부터 두 개의 '연극제'가 동시에 거의 비슷한 장소에서 열리게 되었다. 이에 연극인과 예술인, 주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사)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회장 이종일)가 여는 '제29회 거창국제연극제(KIFT)'와 거창군이 출자한 거창문화재단(이사장 양동인 거창군수)이 여는 '2017 거창한(韓) 여름연극제'(GIFT)다.

KIFT는 이날부터 8월 6일까지 4개국 10개 공연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거창군 위천면 거창연극학교 장미극장과 토성극장, 거창읍 일원에서 "인생의 빛 연극의 신화"라는 구호로 열린다.

GIFT는 이날부터 8월 13일까지 7개국 10개 연극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위천면 수승대 야외극장과 거창읍 일원에서 "거창한 연극 세상 별이 부르는 유혹 아름다운 선물"이란 주제로,  공연한다.

 28일 각각 개막한 '거창국제연극제'(왼쪽)와 '거창한 여름연극제'의 홍보물.
ⓒ 자료사진
'거창국제연극제'-'거창한 여름연극제'

거창국제연극제는 30여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대표적인 연극제다. 1983년 지역내 교사들로 구성된 극단 '입체'가 창단되면서 시작되었고, 1989~1993년까지 다섯 차례 '시월연극제'로 개최되었다. 1994년부터 '거창전국연극제'로 진행했고 이듬해부터 '거창국제연극제'로 확대되었다. 그러다가 신구 집행부 간의 갈등이 빚어졌고 예산 집행의 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2015년 거창군의회는 '국제연극제'를 거창군에서 운영한다는 조건으로 관련 예산을 승인했고, 거창군은 거창국제연극제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거창군은 KIFT측에 협조를 구했지만 합의가 되지 않았고, 예산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해 거창국제연극제는 거창군의 재정 지원 없이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의 기금으로 치러졌다. 그러다가 거창군이 올해 2월 출자해 '거창문화재단'을 출범했고, 재단이 연극제를 추진하도록 했다.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는 "예산 지원을 명목으로 민간의 연극제를 관에서 강탈하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거창군은 "거창국제연극제가 특정 단체나 특정 개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서로 주장했다.

명칭 두고 법적 분쟁까지 벌어져

명칭을 두고 법적 분쟁까지 벌어졌다. 재단은 처음에 명칭을 '2017 거창한 거창국제연극제'라 했다. 이는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가 써온 '거창국제연극제'와 혼동을 주었다.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거창군과 재단을 상대로 '부정경쟁행위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 가처분신청을 일부 받아들이면서 재단이 사용하려 한 '2017 거창한 거창국제연극제'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거창군은 이의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지난 20일 '기존 가처분 결정을 인가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재단은 유사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거창군과 재단은 명칭을 '2017 거창한 여름연극제'로 바꾸었다. 재단은 '거창한 거창국제연극제'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하고 제작해놓은 홍보물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시민사회 "연극제 관련 협의 다시 시작하라"

둘로 쪼개진 연근제에 시민사회는 우려하고 있다. 거창지역시민사회단체는 연극제를 앞둔 지난 25일 낸 자료를 통해 "그동안 군민의 세금이 들어간 거창국제연극제는 군민 전체의 자산"이라면서 "연극제 파행의 근본원인은 거창국제연극제 육성진흥회의 보조금 집행에 대한 공적신뢰의 상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거창국제연극제라는 명칭 사용을 제한 없이 보장하고 군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측은 입장권 티켓을 공동으로 사용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거창지역시민사회단체는 "연극제가 동시에 개최됨에 따라 프로그램 안내 등 관객에 대한 안내서비스를 통합해 시행하고, 이미 시기적으로 공연일정을 통합으로 운영하는 건 불가능하다면 독립적으로 운영해 혼란이 없도록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시민사회는 연극제 개최 이후 관련 단체와 민관이 모인 '군민협의체'를 구성해 연극제 관련 협의를 다시 시작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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