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사이언스] 왕눈이 대왕오징어, 형편없이 작은 시각 뇌

문병도 기자 2017. 7. 2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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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타이완의 한 어부가 숭어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

국립 칭화대의 신경과학과 츄안 친 챠오 교수는 "대왕오징어의 작은 시엽은 대왕오징어가 시각 정보를 동료들처럼 몸의 색깔을 바꾸거나 위장하는데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깜깜한 암흑 속에서는 자신이 어떤 색깔의 띠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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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국립칭화대 연구진들이 우연히 잡힌 길이 4m짜리 대왕오징어를 연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욕타임스
[서울경제] 지난 2016년 타이완의 한 어부가 숭어를 잡으러 바다에 나갔다. 그런데 그물에 예상치 못한 물체가 걸렸다. 바로 대왕오징어가 산채로 잡힌 것이다. 어부는 곧바로 인근 대학에 전화를 걸었고, 연구진이 나와 대왕오징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대왕오징어는 300~1,000m의 깊은 바다 속에서 산다. 때문에 죽어서 해안가로 떠밀려 오거나, 썩기 시작한 상태에서 발견된다. 싱싱한 상태의 대왕오징어를 연구하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었다. 타이완의 국립칭화대 연구진은 연락을 받은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서 곧바로 고선명 MRI를 촬영했다. 연구 결과 큰 눈에 비해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는 턱없이 작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28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대왕오징어는 지구 상 동물 중에서 가장 큰 눈을 갖고 있다. 지름이 27㎝에 달해 농구공만큼 크다. 하지만 시각 뇌는 그에 어울리지 않게 작았다. 얕은 물에 사는 다른 종류의 두족류에 비해 비교적 작은 시엽((視葉)을 갖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최근 로열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시각 정보와 몸을 변화시키는 부위를 연결 시키는 시엽이 축소돼 있었다. 이는 몸의 색깔을 바꿔 동료들과 의사 소통하거나 포식자로부터 몸을 숨기기 위해 위장을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시엽에서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피질과 몸 색깔을 바꾸거나 위장을 하는 것을 돕는 수질 모두 작았다. 시엽의 크기는 눈의 크기에 비해 2% 정도에 불과했다. 반면 같은 두족류인 흰꼴뚜기는 11%, 파라오갑오징어는 5%에 달했다.

얕은 물에 사는 두족류는 훨씬 복잡한 환경에서 살면서, 의사소통을 위해 몸 색깔을 바꾸고 포식자에게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 몸을 위장하는 일을 자주 해야 한다. 하지만 깊은 곳에 사는 대왕오징어는 전혀 다른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바로 어둠이다.

그런데 어떻게 큰 눈을 갖게 됐을까.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는 유일한 천적인 향유고래의 움직임을 알아채기 위해서다. 향유고래가 접근할 때 일으키는 물살이 발광 생물을 자극하는데, 이때 미세한 음영 차이를 감지하기 위해 대왕오징어의 눈이 커졌다는 것이다. 어두운 바닷속에서도 향유고래는 음파를 쏘아 오징어를 찾아내지만, 오징어가 이를 감지할 방법은 오로지 눈뿐이다. 연구 결과 대왕오징어가 약 120m 밖에서 향유고래가 접근하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 칭화대의 신경과학과 츄안 친 챠오 교수는 “대왕오징어의 작은 시엽은 대왕오징어가 시각 정보를 동료들처럼 몸의 색깔을 바꾸거나 위장하는데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깜깜한 암흑 속에서는 자신이 어떤 색깔의 띠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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