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깊은뉴스]12초만에 뚫린다..당신의 안방 훔쳐보는 웹캠

입력 2017. 7. 28. 15:18 수정 2017. 7. 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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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맞벌이 가정이나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 가운데 가정용 CCTV, 즉 웹캠을 설치하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집안 내부가 훤히 드러난 웹캠 영상이 자신도 모르게 전세계로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박건영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

[리포트]
맞벌이 주부 서 모씨는 두달 전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직장에서 아이를 지켜보려 설치한 가정용 CCTV, 웹캠이 자신을 몰래 촬영하고 있었던 겁니다. 

[서모 씨 / 웹캠 해킹 피해자] 
누군가 저를 보고 있는 느낌을 받아서 CCTV를 보니까 저를 향하고 있더라고요 카메라가. 다시 벽 쪽으로 돌려놓고 제가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다시 카메라가 저를 보고 있더라고요. 그 이후로 웹캠을 떼어냈지만 지금도 몸서리가 처집니다. 

[서모 씨 / 웹캠 해킹 피해자] 
“해킹을 당했다는 딱히 증거가 없기 때문에, 어디에 이야기할 수도 없고…“ 

직장인 문현오 씨는 분리불안장애가 있는 반려견을 지켜보기 위해 웹캠을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5달만에 떼어내야 했습니다. 누군가 몰래 해킹해 비밀번호를 바꿔놨기 때문입니다. 

[문현오 / 웹캠 해킹 피해자] 
카메라 비밀번호가 심어져 있다고 저도 몰랐던 사실인데 저는 비밀번호 설정한 것도 없고…. 

이처럼 웹캠을 해킹당한 사례는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발견한 웹캠 관련 해외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한국을 검색하자 해킹으로 유출된 웹캠 화면들이 무더기로 검색됩니다. 가정집은 물론 식당과 사무실까지. 대한민국 구석구석 5백여 곳이 동시에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사람들로 붐비는 해수욕장도 지금 이순간 누군가 엿보고 있습니다. 

[박건영 기자]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 나와 있습니다. 지금 제 오른편에 있는 건물 옥상에는 CCTV가 설치돼 있는데요. 재난 상황을 대비해 바다와 피서객을 비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CCTV마저 해킹돼 전 세계에 피서객들이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CCTV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건물 위로 올라가 보겠습니다.“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의 모습이 자세히 보이고 취재팀의 모습도 선명하게 포착됩니다. 

그런데 해킹 사이트에도 똑같은 영상이 실시간으로 유출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노출이 많은 여성 피서객들은 불쾌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장음] 
어이가 없네. 기분 좀 나쁘네요.” 

[현장음] 
(해수욕장에) 오고 싶지가 않아요. 불쾌하고.” 

관할기관은 자신들이 해킹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CCTV 관계자] 
“(CCTV 해킹에 대해서는 아예 사실을 모르셨다는 거죠?) 아예 모르죠. 책임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되고… 저희들은 단지 시설이 여기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웹캠의 보안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시중에 나와 있는 웹캠으로 점검해봤습니다. 

[현장음] 
“시작하겠습니다.” 

해킹에 걸린 시간은 불과 12초. 이것저것 비밀번호를 입력해보는 가장 기본적인 해킹 수법에 뚫린 겁니다. 

[정현철 / 보안업체 대표] 
(웹캠은) IP네트워크로 설치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언제든지 침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많이 사용하는 비밀번호로 시도해본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해킹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보안성이 높은 비밀번호를 설정하는 겁니다. 

단순한 숫자 나열 대신 특수문자와 영문자, 숫자를 섞어 쉽게 추정하기 힘든 번호를 설정해야 합니다. 

[윤선혜 /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기기 설치 후에는 반드시 초기 비밀번호를 변경해주셔야 합니다." 

인터넷 범죄의 특성상 해커를 역추적해 검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 누군가가 당신의 안방을 엿보고 있을지 모릅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박건영 기자 chagne@donga.com 

연출 김남준 
글·구성 남윤지 이소연 
그래픽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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