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투신 시도자 살 길 열어준다..서울시 "맞춤복지 제공"

김남중 기자 2017. 7. 28.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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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한강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이가 1000명 안팎에 이른다.

구조된 자살 시도자를 방치하지 않고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찾아내 이를 해결해주겠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시 복지담당 공무원이 구조된 자살 시도자를 직접 찾아간다.

한강 자살 시도자에 대한 복지지원 제도를 제안한 이는 윤진욱(52) 여의도수난지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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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한강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이가 1000명 안팎에 이른다. 이 가운데 80% 정도는 구조된다. 사망자 중에는 한 차례 구조됐다가 다시 투신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서울시가 시 소방재난본부와 복지본부, 경찰 등과 협력해 한강 자살 시도자들에 대한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7일 밝혔다. 구조된 자살 시도자를 방치하지 않고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찾아내 이를 해결해주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한강에서 누군가 자살을 시도하면 시 소방재난본부 구조대가 출동해 사람을 구조한 뒤 관할 경찰서에 인계했다. 앞으로는 시 복지담당 공무원이 구조된 자살 시도자를 직접 찾아간다. 구조대가 경찰서로 인계하기 전 이름, 전화번호, 동의서 등의 신원정보를 확보해 시 복지·구호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담당자는 전화나 방문 상담을 통해 적절한 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방식이다. 일단 투신자가 가장 많은 마포대교와 서강대교에서 이 제도를 시작하고, 연내 한강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한강 투신자살 기도자는 2014년 1139명, 2015년 1040명, 2016년 933명이었다. 올해도 벌써 552명이나 된다. 투신 원인은 주로 정신적 문제, 대인관계 문제, 경제적 문제 등으로 분석된다.

서울시 복지본부는 자살 시도자 상담을 통해 자살 원인을 파악한 뒤 ‘서울형 긴급복지’ 등 시의 다양한 복지지원 제도를 동원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생계나 주거, 의료, 교육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고 정신건강증진센터 상담이나 정기적 건강검진 등을 제공할 수 있다.

한강 자살 시도자에 대한 복지지원 제도를 제안한 이는 윤진욱(52) 여의도수난지대장이다. 윤 지대장은 “어느날 구조해서 보면 예전에 투신했던 분인 경우가 종종 있다”며 “구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자살을 시도하는 원인을 찾아내 해결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지대장은 소방서와 동 주민센터, 지역 건강증진센터, 시청, 경찰서 등과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해 한강 투신자살 시도자들을 도울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서울시의 복지제도가 잘 돼 있는데 몰라서 못 받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며 “급한 경제적 문제가 해결되고, 상담 등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게 되면 다시 자살을 시도하지 않을 것 아니냐”고 기대했다.

김철수 서울시 복지본부 희망복지지원과장은 “서울시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민들을 찾아내 지원하기 위해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면서 “서울시가 보유한 다양한 복지제도를 연계해 절망에 빠져 자살을 선택하는 시민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소방재난본부는 한강 자살만이 아니라 일반 자살 관련 출동에도 ‘구조 이후 복지 지원’이라는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글=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삽화=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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