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책 한번 써볼까".. 글쓰기 관련 책 '전성시대'

2017. 7. 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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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 매장 복판의 별도 판매대에 쌓인 글쓰기 관련 책들 제목이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모든 책은 나름의 쓸모와 장점이 있지만, 글쓰기에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는 인문서가 아니라 '일단 무작정 쓰고 보자'며 막연히 유도하는 자기계발서는 자칫 글과 책에 대해 허전한 환상만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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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4만권.. 올해도 7만권 팔려.. 신간 계속 나와 당분간 강세 전망
일각 "두루뭉술 영감-동기 강조.. 허전한 환상만 심어줄수도" 우려

[동아일보]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글쓰기 관련 책 전용 진열대.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우리는 모두 저자가 되어야 한다’ ‘오빠를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나는 책쓰기로 인생을 바꿨다’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당신의 글에는 결정적 한방이 있는가’….

27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 매장 복판의 별도 판매대에 쌓인 글쓰기 관련 책들 제목이다. 지난해 마련한 이 판매대에 놓인 책은 30여 종. 달마다 해당 주제 책이 꾸준히 새로 나오고 있어 잘 보이는 자리의 주인공이 매주 경쟁적으로 바뀐다.

글쓰기 노하우를 소개하고 독자의 ‘내 책 내기’ 의욕을 북돋우는 서적의 연간 출간 종수와 판매량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인터넷서점 예스24의 글쓰기 책 판매량은 2015년 10만9110권에서 지난해 14만5051권으로 32.9% 늘었다. 올해도 24일까지 7만7069권이 팔려 작년 같은 기간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유승연 예스24 대리는 “신간 출간도 줄어들 기미가 없어 글쓰기와 책 쓰기 관련 서적의 강세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누구나 다양한 경력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려는 상황에서 ‘저서 출간’도 하나의 경력사항으로 여겨져 글쓰기 가이드 책의 상품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출판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책 만들기 동호회에 참가해 자신의 첫 저서 출간을 준비하거나 글쓰기 강연을 정기적으로 찾아 듣는 사람도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인기를 끄는 개인교습 연결서비스 사이트에서 ‘글 쓰는 법 배우기’가 항목별 호응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글쓰기와 책 쓰기 관련 서적 판매 호조의 배경과 연결된다.

그러나 글쓰기 관련 책의 실질적 효용에는 의구심을 던지는 시선이 있다.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는 “모든 책은 나름의 쓸모와 장점이 있지만, 글쓰기에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는 인문서가 아니라 ‘일단 무작정 쓰고 보자’며 막연히 유도하는 자기계발서는 자칫 글과 책에 대해 허전한 환상만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치 이것만 읽으면 글쓰기에 필요한 맞춤법을 완벽하게 익힐 수 있다거나 문장력을 매끈하게 가다듬을 수 있다는 식으로 쓰인 책은 역으로 실망만 안길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시나리오, 논문 등 분야와 용도별 문장 작법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담은 책이 스테디셀러로 읽히는 서구와 달리 두루뭉술하게 영감이나 동기를 강조하는 책이 주류를 이루는 양상을 비판적으로 돌아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성봉 동아시아 대표는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 한 장 한 장 벽돌 쌓듯 내공을 가다듬는 긴 세월이 필요하다. 나무에 대한 공부 없이 숲의 멋진 정경만 보여주는 글쓰기 책이 대부분인 듯해 아쉽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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