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기업 잘돼야 나라 잘돼"..재계 "일자리·상생" 화답(종합)

김현 기자,서미선 기자 2017. 7. 2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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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기업인들 155분 간담회.."허심탄회 대화하자"
20여분간 호프미팅 이어 2시간15분간 공식만찬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청와대) 2017.7.27/뉴스1 © News1 이광호

(서울=뉴스1) 김현 기자,서미선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들과의 27일 간담회가 2시간35분여만에 마무리됐다.

당초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75분을 예정했지만, 실제 간담회는 이보다 1시간20여분을 훌쩍 넘겨서 진행돼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간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이틀로 나눠서 열리는 간담회 중 첫째 날인 이날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참여했고, 청와대에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홍장표 경제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이 함께 했다.

청와대는 이번 간담회를 진정한 소통의 자리로 만들기 위해 기업인들을 최대한 예우하는 것은 물론 파격적인 형식으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청와대가 '노타이' 정장이나 비즈니스 캐주얼 등 편한 복장을 권했던 만큼 참석자들은 대부분 편한 차림으로 참석했다.

◇호프미팅…文대통령, 각 기업인에 맞춤형 질문

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들은 공식 만찬에 앞서 상춘재 앞뜰에서 선 채로 20여분간 '호프 미팅'을 가졌다.

눈길을 끌었던 호프미팅에 제공된 맥주는 소상공 수제맥주 업체인 세븐브로이맥주의 제품 중 '강서(서울) 마일드 에일'과 '달서(대구) 에일'이었다. 안주는 '방랑식객'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임지호 셰프가 채소·소고기·치즈류를 제공했다.

문 대통령은 호프미팅 모두발언에 "경제인을 청와대에 초청하는 건 새 정부 들어서 처음"이라고 운을 뗀 뒤 "역대 정부마다 경제인들을 청와대에 초청하는 식사들을 해왔는데 정부로서는 경제 살리기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없기 때문에 그런 노력이라고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만남들을 보면 한 번에 많은 분들이 하다 보니깐 만남 자체가 좀 형식적이고 일방적인 느낌인 게 없지 않았다. (그래서) 저는 경제인들께서 하고 싶은 말씀을 충분히 하실 수 있게 만남을 두 번으로 나눴다"며 "주어진 각본도 없고, 정해진 주제도 시간도 없다. 자료나 수첩 같은 게 없어도 되고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자는 뜻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기업이 잘 돼야 나라 경제가 잘 된다. 국민경제를 위하여,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위하여"라며 건배사를 외쳤고, 기업인들도 일제히 "위하여"를 외쳤다.

이어진 호프미팅에선 야구와 테슬라, 피자 등 가벼운 얘기부터 부동산, 대중국 수출의 어려움, 자동차 배터리 등 다소 무거운 주제까지 대화를 주고받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각 기업인마다 즉석에서 '맞춤형' 질문을 던지며 각 기업과 경제계 동향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시하는 등 대화를 주도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에게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수출이) 고전하는 것 같은데 좀 어떠냐"고 물었고, 박정원 두산 회장에게는 "야구 선수를 좀 하셨다고 하더라"며 말을 건넸다. 금춘수 한화 부회장에게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관심을 표했고, 구본준 LG 부회장과는 구 부회장의 별명인 '피자 CEO'를 화제로 올렸다.

문 대통령은 손경식 CJ 회장에게는 "경제계에서 맏형 역할을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친근감을 표했고,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는 미국의 철강제품에 대한 반(反) 덤핑 관세 부과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중견기업으로서 유일하게 초대된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는 직접 ‘갓뚜기’라고 언급하면서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 기업"이라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정용진 신계계 부회장에게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대해 물었고, 국내 테슬라 1호 고객인 정 부회장의 전기차를 매개로 구 부회장 등 다른 기업인들과도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중국 측의 제재에 따른 어려움과 관련해 대화를 주고받았다.

◇2시간 넘게 이어진 공식만찬…文대통령 "기업인 경제발전 헌신에 존경"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약 20분간의 '호프 미팅'이 끝난 뒤 상춘재 안으로 자리를 옮겨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공식만찬을 진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상 돌아가는 얘기, 기업을 해온 경험 등 동네 사랑방 좌담회인가 할 정도의 분위기였다. (대화의) 내용이 무겁거나 전혀 그런 게 없었다”고 전했다.

상춘재 안에서 이뤄진 만찬은 당초 50분 정도로 계획돼 있었지만, 대화가 길어지면서 2시간 넘게 진행됐다. 만찬으로는 임미역과 산낙지 조개 등을 섞어 임 셰프가 만든 ‘미역해물비빔밥’이 제공됐다.

만찬에선 각 기업들의 어려움과 해당 산업에 대한 규제완화, 해외 진출 지원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 최저임금, 남북관계 등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다만, 최근 이슈로 부각된 법인세율 인상 등 증세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 시작 전 인사말을 통해 "지난 방미 때 귀국하면 기업인들을 초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제사 그 약속을 지켰다"며 "저는 기업인들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헌신하시는 것에 대해 정말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만찬에서 정용진 부회장은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고, 손 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정부에서 서비스산업을 육성해달라"는 제안을 했다.

구 부회장은 LCD 국산 장비 개발을 위한 중소장비업체와 재료업체 등에 대한 지원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해외진출시 중소장비업체와 공동진출해 상생협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권오준 회장도 관련 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다짐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을 전하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을 요청했고, 4차 혁명과 관련된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박정원 회장은 신고리 5, 6호기 중단시 두산중공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문 대통령은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금 부회장은 태양광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규제완화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지속적인 협력을 다짐했다.

마무리발언에 나선 손 회장이 "오늘 너무 만족스럽다. 그리고 대통령 말씀을 듣고 푸근하게 느끼고 간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오늘 그만큼 대화를 많이 했는데도 혹시 다 말하지 못한 것 있느냐. 앞으로도 만나겠지만 혹시 못한 말 있음 추가로 말해도 된다"고 물은 뒤 "앞으로도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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