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기업인들과 상생협력 논의.."필요한 규제는 구분"

최경민 김성휘 기자 2017. 7. 2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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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비정규직 규정 등 논의.."최저임금, 협력기업 지원을"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 참석자들과 건배를 한 뒤 맥주를 마시고 있다. 2017.07.27.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기업인들과 공식 간담회를 갖고 최저임금 및 비정규직 문제와 같은 상생 문제의 해법을 논의했다. 기업인들은 문 대통령의 최우선 관심사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를 할 뜻을 피력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적 파장에 대한 대응책 등도 테이블에 올라왔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기업인들과 만났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참석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캐주얼 정장 차림이었다.

가장 활발한 논의는 대기업-중소기업 문제와 같은 '상생'에 맞춰졌다. 최저임금에 대해 문 대통령은 "최근 최저임금이 올랐는데 2~3차 협력기업들의 어려움을 지원해달라"고 기업인들에게 요청했고, 기업인들이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에 대해서도 "어떻게 비정규직을 규정해야 하는가"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정규직을 명확하게 규정하자, 이렇게 단정적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인들의 규제완화 언급에 대해서는 "규제완화는 나도 공약한 게 있다. (기업의 입장이)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꼭 필요한 규제는 잘 구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증세나 법인세 문제의 경우 대화 주제로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선 부회장은 "중국에서 사드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 4차산업혁명과 관련한 규제의 완화도 건의드린다"고 언급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앞으로 해외에 진출할 시 중소장비업체와 공동으로 진출해 상생협력에 힘쓰겠다"고 설명했고, 정용진 부회장은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언급했다. 금춘수 부회장은 "상시업무 85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계획을 즉석에서 밝히기도 했다.

박정원 회장은 "신고리5·6호기 중단이 결정된다면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해외진출을 적극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원전 관련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간담회에 앞선 호프미팅에서도 대화는 격의없이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정부로서는 경제 살리기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없다"며 "경제인들께 충분히 듣고 싶었다.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자"고 말했다. 건배사 시간에 문 대통령은 잔을 들고 "기업이 잘 돼야 경제가 잘 된다. 국민 경제를 위하여. 더불어잘사는 경제를 위하여"라고 했고 일동이 "위하여"라고 외쳤다.

문 대통령은 정의선 부회장에게 "요즘 중국 때문에 자동차가 고전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고, 정 부회장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회를 살려서 다시 기술개발해 도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용진 부회장에게도 문 대통령은 사드 여파를 물었고, 정 부회장은 "저희가 호텔도 조그맣게 하는데 완전히 빠지고, 면세점에도 중국인들 단체 관광객이 완전히 죽었다"고 답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게는 "요즘 미국 철강 수출 때문에 조금 걱정하시죠"라고 말을 건넸다. 권 회장은 "중기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이렇게 작정하고 여러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래도 미국쪽 수출 물량이 제일 많았을텐데 괜찮은가"라고 거듭 물었고, 권 회장은 "전체적으론 안 줄었는데 철강 회사가 만드는 제품은 미국에 들어가질 못해서 좀 고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god)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며 "고용도 그렇고,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그렇고,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마도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아주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이기도 한데 나중에 그 노하우도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또 "부동산 가격을 잡아 준다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참석자 중 구본준 부회장이 직원들을 격려할 때 피자를 돌려 '피자 CEO(최고경영자)'란 별명이 있는 것을 빗대 경제계에 부동산 가격 관리를 강조한 것이다.

최경민 김성휘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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