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 만난 kt의 라인업 변경, 절반의 성공

[스포츠한국 수원=이재현 기자] kt가 두산의 선발 투수 니퍼트를 맞아 라인업 변경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고, kt는 또다시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kt는 27일 오후 6시30분 수원 kt wiz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진욱 감독은 라인업에 변화를 줬음을 알렸다. 로하스-윤석민-박경수-유한준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는 변화가 없었다. 핵심은 상위와 하위 타선이었다. 그동안 kt의 주전 리드오프였던 이대형(좌익수)은 1번이 아닌 9번 타자로서 경기를 시작했고, 대신 그 자리는 정현이 메웠다. 2번 타자는 김동욱(지명타자)이 맡았다.

김진욱 감독은 이 같은 변화의 이유로 상대 선발 투수인 니퍼트를 꼽았다. 니퍼트를 의식한 라인업 변경이었다는 것. 김 감독은 “이대형이 올시즌 니퍼트를 상대로 2안타를 기록했지만, 기본적으로 니퍼트는 좌타자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상대 선발 투수를 의식한 라인업 변경이었다. 여기에 하위 타선이 좀 더 강력해지길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kt의 작전은 절반의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일단 우타자 테이블세터는 나름 제 몫을 다했다. 정현과 김동욱은 니퍼트를 상대로 도합 3안타를 기록했다. 니퍼트의 평정심을 흔드는 데 성공했던 것.

하지만 하위타선은 김진욱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실망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는 데 그쳤다. 기대를 모았던 이대형과 오태곤이 유독 부진했다. 이대형은 두 차례의 타석에서 병살타와 헛스윙 삼진에 그쳤고 끝내 6회말 2사 2,3루 찬스에서 일찌감치 대타 이진영으로 교체되기에 이르렀다.

하위타선에서 힘을 보태줄 것이라 기대 됐던 오태곤은 작전 수행 능력에서 허점을 노출했다. 특히 그 시점이 무척 치명적이었다. 1-1로 맞선 6회말 kt는 1사 2,3루의 득점 찬스를 맞이했다. 이날 니퍼트가 맞이했던 가장 큰 위기였다.

이 때 타석에 들어선 이는 오태곤. kt는 스퀴즈 번트 작전을 꺼내들었는데, 그의 번트는 허무한 번트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마감됐다. 번트가 성공했더라도 꼼짝 없이 아웃될 운명이었다. 그가 번트를 시도함과 동시에 뒤로 넘어졌기 때문.

오태곤의 허무한 번트 실패로 kt는 끝내 6회말 찬스에서 단 1점도 뽑지 못했고, 7회초 오히려 두산에게 4점을 헌납하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위기 뒤 기회, 기회 뒤 위기’라는 야구계의 오랜 격언이 또다시 적중한 것.

나름의 필승 전략을 들고 나왔지만 이번에도 실패를 맛 본 kt. 매 경기 승리를 위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김진욱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꼬여만 간다.

이재현 기자 ljh566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