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혼돈의 베네수엘라..국경 넘는 국민들

이재환 입력 2017. 7. 2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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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반정부 시위로 백 명 이상이 숨진 남미 베네수엘라에서 오는 30일, 제헌 의회 선거를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생필품 부족에 정국 불안까지 겹쳐 국경을 넘는 탈출 행렬이 줄을 잇고 있는데요.

원유 매장량 세계 1위의 자원 부국 베네수엘라가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상파울루에서 이재환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베네수엘라 국경에 수천 명이 줄을 섰습니다.

고국을 떠나 인접한 콜롬비아로 입국하려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입니다.

초조한 눈빛.

친척, 지인들과 생이별을 하고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당장 생활에 필요한 짐만 챙겨 서둘러 국경을 넘습니다.

<인터뷰> 네이다 콘트레라스 : "내 인생 전부를 단 2개의 가방에 담고 떠나는 겁니다."

출산을 앞둔 임신부도 국경을 넘는 힘든 여정을 마다 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우일헤이스 멘도사 : "12월 출산 예정인데 아이에게 필요한 약품이나 물품이 하나도 없어서 불안합니다."

콜롬비아 정부는 하루 평균 이전보다 많은 2천 5백명이 국경을 넘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세계 원유 매장량 1위의 베네수엘라가 이 지경이 된 건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재정이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전임 차베스 대통령은 석유 기업을 국유화해 원유 판매 수입을 독점하고 이 돈을 무상복지에 투입했습니다.

2013년 차베스가 암으로 숨진 뒤 마두로는 정권을 이어 받습니다.

하지만,예산의 70%가 복지에 쓰이는 동안 유가는 절반으로 폭락했습니다.

원유가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베네수엘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합니다.

<인터뷰> 레베카 사우(의사) : "환자들이 완치될 수 있는 질병으로도 사망하고 있어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700%가 넘는 물가상승률, 돈의 가치가 떨어져 지폐를 다발로 들고 나와도 먹을거리를 구하기 힘듭니다.

여기에 야권이 장악한 의회를 해산하는 지난 3월말 대법원의 판결은 반정부 시위를 더욱 격화시켰습니다.

<인터뷰> 훌리오 보르헤스(베네수엘라 의회 의장) : "대법원의 판결문은 쓰레기에 불과합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의회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만이 혼란의 유일한 해법이라며 오는 30일 선거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베네수엘라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이재환기자 (happyjh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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