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수제맥주로 건배·비빔밥 만찬..文, 화합·소통 메시지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의 안주, 갈등·폐단 씻자는 의미 담아
손경식 회장 "오늘 너무 만족"
◆ 文대통령 - 재계 첫 회동 / 文 "수첩없이 얘기하자"…2시간30분 허심탄회한 회동 ◆
문 대통령은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경제인 만남을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으로 이름 지었다. 특히 여러 맥주 중에서 31명 직원 전부를 정규직으로 채용한 중소기업에서 만든 첫 수제맥주 브랜드 '세븐브로이'를 선택했다. 그중에서도 진한 과일향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강서 마일드 에일'로 대접했다.
첫날인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참석했다. 재계 소통 창구인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모두 노타이 정장이었는데 문 대통령과 함께 재킷을 벗어놓고 와이셔츠 차림의 편안한 복장으로 격의 없이 소통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인들의 현안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부분까지 사전에 충분히 습득한 듯 한 명씩 바라보며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맥주와 함께 제공된 안주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더했다. 자연 재료를 활용해 신선한 음식을 만들기에 '방랑식객'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임지호 셰프가 특별한 안주를 준비했다. 무를 이용한 카나페, 소고기를 얇게 썰어 양념한 한입 요리, 시금치와 치즈를 이용한 안주 등 세 가지다. 접시 대신 나뭇가지와 풀잎 위에 안주를 올려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더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해독작용을 하는 무를 이용한 카나페는 우리 사회의 오랜 갈등과 폐단을 씻어내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소고기 한입 요리는 끝까지 기운을 잃지 않고 한뜻으로 가자는 의미, 시금치와 치즈는 화합의 상징"이라며 특별히 준비한 안주에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6시부터 야외에서 20여 분간 경제인들과 편안하게 대화했고 곳곳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고초를 겪었고 새 정부의 강력한 재벌개혁 의지에 따라 주눅들었던 경제인들이 오랜만에 기를 폈다. 문 대통령이 두 번째 건배사에서 "기업이 잘돼야 나라 경제가 잘된다"며 "다들 국민 경제를 위하여. 더불어 잘사는 경제를 위하여"라고 외쳤고, 참석자들은 "위하여"라고 화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경제인들은 상춘재 안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간담회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람 중심 경제'라는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 등 경제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에 머뭇거리던 재계 총수들과 전문경영인들도 말문을 열고 새 정부 경제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기업인 간 호프미팅에는 사전 시나리오가 없고 정해진 발표 순서도 없으며 발표 시간 제한도 없다"며 파격적인 3무(無) 간담회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빔밥의 진짜 묘미는 각각의 다른 재료들이 모두 살아 있어 각각의 맛과 의미가 공존하는 데 있다"며 "서로의 차이를 무조건 한데 섞는 것이 아니라 각자를 존중하며 하나를 이뤄내는 공존의 미학과 미감이 비빔밥에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음식 속에 담은 것이다.
경제인들과의 만남은 예정된 75분을 훌쩍 넘긴 150분(2시간30분) 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혹시 못하신 말씀이 있다면 추가로 말씀하면 좋겠다"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의견을 물었고, 손경식 회장은 "오늘 너무 만족한다"며 "대통령 말씀을 듣고 푸근하게 느끼고 간다"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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