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신고하니..어느 공무원 "반지하 사는 분이 알아서"

김기태 기자 입력 2017. 7. 27. 21:15 수정 2017. 7. 2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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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쏟아진 폭우로 특히 반지하에 사는 분들의 침수 피해가 컸습니다. 그런데 한 주민이 하수 역류 방지시설이 고장 났다고 시청에 다급히 전화를 했는데, 돌아온 답은 차가웠습니다.

김기태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시흥시에 시간당 최대 96mm 폭우가 쏟아진 지난 23일, 49살 조 모 씨가 사는 반지하 집으로 빗물이 들어오고 화장실에서는 하수가 역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조 씨는 오전 10시쯤 집 앞 지하 하수도관에 설치된 역류방지시설이 작동하지 않자, 시청에 다급히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담당 공무원의 답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반지하 주민-공무원 통화 녹취 : 시가 그거 유지 관리할 필요나 어떤 목적으로 설치한 게 아니에요.]

재차 도움을 요청하자 언성이 높아집니다.

[반지하 주민-공무원 통화 녹취 : 그 반지하를 저희가 지으라고 한 것도 아니고. 선생님이 반지하에 사시는 것 아닙니까? 왜 왜 저희가 저기 반지하까지 해서 그 몫까지 관리해야 합니까? 맨홀 뚜껑을 그러니까 아주머니들이 힘들면 아저씨들을 불러서 열 생각을 하시고.]

해당 공무원은 피해 주민이 직접 이 맨홀 뚜껑을 열고 수리하라고 말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피해 주민 : 자존심도 너무 상하고. 공무원이 그런 말씀을 하시면 세금을 왜 내느냐고요. 더 열심히 일해서 (반지하에서) 올라가야겠구나.]

역류방지시설은 하수가 저지대 주택으로 역류하는 걸 막아주는 장치입니다. 시흥시는 지난 2010년, 국비를 지원받아 103개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곤 관리의무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반지하 거주민에게 관리를 맡겨왔습니다.

[담당 공무원 : 계속 2~3일 동안 비상근무하고 낮에는 민원신청 받고 하다 보니까…]

시흥시청은 시장이 피해 주민에게 어제(26일) 전화해 사과했다면서 역류방지시설 관리를 시 차원에서 직접 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윤선영) 

김기태 기자KK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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