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번호 없이 카톡 송금…출범 첫날 20만계좌 육박 케이뱅크 2만계좌 압도, 금융권 `태풍의 눈` 부상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 첫날 18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끌어모으면서 금융권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 주소록에 기반한 간편송금, 시중은행에 비해 10분의 1의 수수료로 보낼 수 있는 해외송금 등을 주무기로 혁신 없는 '이자 놀이'에 빠져 있던 기존 금융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카오뱅크는 27일 오후 7시 현재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33만5000건, 요구불계좌 개설 18만700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출범한 인터넷뱅크 케이뱅크의 출범 첫날 기록(2만계좌)을 불과 3시간여 만에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했다. 오후 7시 현재 대출금액은 145억원, 예·적금 금액은 426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지점 없이 모바일로만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비대면 실명 확인을 하면 은행 창구에 갈 필요 없이 즉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신분증 촬영 등 비대면 실명 확인을 통해 평균 7분 이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불편한 공인인증서를 걷어내고 인증 비밀번호(핀 번호)만 있으면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송금은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무기다. 송금 수수료는 5000원(5000달러 기준)으로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43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국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간편송금 서비스는 앞서 문을 연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와도 차별되는 강점이다. 카카오톡 주소록에 있는 친구에게 계좌번호 없이 카톡메시지를 보내듯 간편하게 돈을 보낼 수 있다.
우량 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고신용 대출상품은 금리가 시중은행 평균(3.5~6.5%)보다 2~3%포인트 낮은 연 2.85% 수준이다. 국내 주요 은행들은 카카오뱅크 출범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가 출범한 뒤 20~40대 젊은 직장인 고객이 대거 이탈할 조짐을 보이면서 은행권에서도 서비스를 혁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정지성 기자 / 박윤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