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 "공연상품 질 관리위해 늘 현장 살펴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 7. 27. 17:40 수정 2017. 7. 2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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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매일 땅밟기를 한다.

"공연 현장은 다른 산업군과 달리 서비스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특히 공연의 경우 배우 컨디션도 매일 다를 수 있잖아요. 돌발변수 속에서 극장 경영자로서 서비스 상품의 질 관리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에요. 그렇기에 늘 현장을 돌아보고 살펴야죠. '현장배회경영(Management by Wandering Around)'이라는 말이 있어요.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공연장을 배회하더라도 하고 싶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해요. 만나는 스태프들에게 꼭 말을 걸어야 한다는 거죠. 사실 저도 가끔은 말 걸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지만 그래도 노력합니다. 100%까지는 못해도 70% 정도는 하는 것 같고요."경영자로서 고압적 태도를 보이기보다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노력이 세종문화회관의 공기마저 바꿔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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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전 제언 무의식적으로 실천 매일 회관 돌며 직원들과 소통

16년전 제언 무의식적으로 실천 매일 회관 돌며 직원들과 소통

사진=김범석 기자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매일 땅밟기를 한다. 집무실을 나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부터 M씨어터, 미술관까지 한 바퀴 휙 둘러보는 것이 그의 일과 중 하나다. 공연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세종문화회관 곳곳을 다니며 극장과 미술관에서 업무 중인 직원, 화장실 청소하는 직원에게도 반갑게 말을 건다. 저녁 공연이 있는 시즌엔 공연이 시작되기 전 한번 더 돌아본다. 얼핏 보기엔 한갓진 행보지만 사실 이는 철저한 계획에 따른 것이다.

"사장으로 오면서 스스로의 매뉴얼로 세운 부분이에요. 요새는 날씨가 더워서 오후 너덧시 즈음 한바퀴를 돌곤 합니다."

한때 위기를 겪었던 세종문화회관을 정상화하기 위해 재작년 2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직을 내려놓고 부임한 이 사장은 2년반 동안 '조직 안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취임 후 도입한 시즌제는 세종문화회관의 적자를 줄이고 실익을 높인 프로그램으로 호평받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를 미리 확보하고, 산하 9개 예술단이 안정적으로 작품을 준비하는 데 효과적일 뿐 아니라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공연과 전시 등 프로그램을 '세종시즌'이라는 브랜드로 묶어 이미지 고급화에 기여했다. 조직 안정과 동시에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낸 배경엔 관객부터 직원까지 하나하나 살피는 현장경영이 자리잡고 있다.

"16년 전 예술의전당에서 한예종 교수로 옮긴 시기에 썼던 책에 공연장 CEO를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했는데 그중 몇가지를 무의식적으로 실천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라며 머쓱한 웃음을 지은 이 사장은 예술경영자로서 실천하고 있는 덕목을 설명했다. "공연 현장은 다른 산업군과 달리 서비스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가 어려울 수 있어요. 특히 공연의 경우 배우 컨디션도 매일 다를 수 있잖아요. 돌발변수 속에서 극장 경영자로서 서비스 상품의 질 관리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에요. 그렇기에 늘 현장을 돌아보고 살펴야죠. '현장배회경영(Management by Wandering Around)'이라는 말이 있어요.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공연장을 배회하더라도 하고 싶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해요. 만나는 스태프들에게 꼭 말을 걸어야 한다는 거죠. 사실 저도 가끔은 말 걸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지만 그래도 노력합니다. 100%까지는 못해도 70% 정도는 하는 것 같고요."

경영자로서 고압적 태도를 보이기보다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노력이 세종문화회관의 공기마저 바꿔놓았다. 지난겨울 촛불집회 당시 세종문화회관 앞 광화문광장이 인파로 가득 메워졌을 때 대극장 1층 로비를 개방해 시민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로비를 이용하는 시민이 세종문화회관의 정체성을 잊지 않도록 음식물 반입은 제한했다.

"저는 공연 또는 전시를 관람하는 관객만이 세종문화회관 고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서울시 산하에서 재정지원을 받는 입장에서 서울 시민 모두가 저희 고객이죠. 우리 공연장에 직접 찾아오지 않더라도 우호적 태도를 갖게 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저희 목표 중 하나입니다. 이용적 가치뿐 아니라 공연장을 통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상징적 공간으로서 품위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도 동시에 할 일이죠."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시민을 위한 예술공간으로서 이 사장은 남은 임기 동안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예술에 대한 정책, 공연장에 대한 중장기적 정책이 사실 앞으로의 활로를 결정합니다. 이제 토대를 닦은 셈인데 세종문화회관만의 고유한 시스템이 확립되고 계속해서 더 나아졌으면 합니다. 지난봄 수립된 예술단발전위원회 TF도 큰 방향성 안에서 각각의 사안들을 다뤄야 하고요. 아직까지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아서 다른 생각할 틈이 없네요. 제가 다 하지 못하면 다음분이 지속적으로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부 동력이 더욱 든든해져서 더 나은 세종문화회관이 되길 바랍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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