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14개월래 최저치..월가 "올해 통화긴축 물 건너갔다"

박상주 2017. 7. 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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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미국 달러화 가치가 지난 14개월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당장 통화 긴축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반응 때문이다. 월가에서는 금년 내 금리 인상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옐런 의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준금리를 단계적으로 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7.07.13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현지시간) 연준이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달러화 가치는 14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뉴욕증시의 3대지수는 새로운 고점을 돌파하고 있다. 2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7.58포인트(0.45%) 상승한 2만1711.0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70포인트(0.03%) 오른 2477.8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57포인트(0.16%) 높은 6422.75에 장을 마감했다.

달러 대비 유로화는 30개월 이래 최고치인 1.1747달러까지 치솟았다. 유로화는 FOMC 회의 전후로 1센트나 올랐다. 엔화 가치 역시 전날 뉴욕 외한시장에서 달러당 112.1엔에서 거래됐으나 다음날 아시아 오전장에서는 110.9로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인덱스 역시 0.7% 하락한 93.359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앞서 26일 연준은 FOMC 정례회의 이후 공개한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1~1.2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연준은 “비교적 가까운 시일(relatively soon)” 안에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인플레이션에 관한 표현을 ‘2%에 약간 못 미치는(running somewhat below 2%)’ 대신 ‘2%에 못 미치는(running below 2%)’으로 변경했다.

연준은 지난 3월과 6월 회의에서 각각 25bp씩 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연준은 올해 한 차례 더 금리가 인상될 수 있음을 꾸준히 시사해 왔다.

하지만 시장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와 금리인상 시사에도 불구하고 증시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통화긴축을 시사한 것보다는 미약한 인플레이션 추세를 인정했다는 점에 주목을 하고 있다. 연준의 태도가 비둘기파적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 글로벌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 캐나다중앙은행 등 세계 주요 통화정책 입안자들의 매파적 발언으로 요란했다. 그러나 최근 수 주 동안 이들의 발언은 눈에 띄게 비둘기적 입장으로 바뀌고 있다. 금방이라도 통화긴축에 돌입할 것 같던 태도가 확연하게 수그러든 것이다.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1.00∼1.25%로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었다. hokma@newsis.com

월가 일각에서는 올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물 건너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핌코는 연준의 다음 번 기준금리 인상은 차기 의장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핌코의 리처드 클라리다 매니징 디렉터 겸 글로벌 전략 자문은 26일 FOMC 정례회의가 끝난 뒤 자사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올해 3번째 금리 인상은 결코 기정사실이 아니다. (연준 성명서의) 어떤 대목에서도 우리의 이런 견해를 바꿀만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클라리다는 “만일 오는 12월까지 근원 인플레이션이 반등하지 않는다면 다음 금리 인상은 차기 연준 의장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 6월 FOMC 점도표를 통해 연내 한 번 더 금리를 올리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지만, 이는 언제라도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2014년 2월 취임한 재닛 옐런 의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옐런 의장의 재임명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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