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크리미널마인드'가 첫 방송부터 아쉬운 만듦새로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고 있다.

케이블TV tvN 새 수목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극본 홍승현·연출 양윤호)가 26일 첫 방송됐다.

'크리미널마인드'는 범죄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심리를 꿰뚫는 프로파일링 기법으로 연쇄살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범죄 심리 수사극이다. 앞서 미국 CBS 방송국에서 시즌 13까지 방송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의 첫 리메이크작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는 NCI(국제범죄수사팀)가 쫒고 있던 연쇄살인범에게 김현준(이준기)의 동생이 붙잡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엄청난 대작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던 거창한 홍보와 달리 첫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참담했다.

'크리미널마인드'는 건물 폭파로 시작된 첫 장면에서부터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연출진은 화려한 CG(Computer Graphic, 특수 효과)로 범벅된 파격적인 장면으로 웅장한 시작을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었지만, 실상은 화염부터 연기, 폭파로 인한 파편까지 어느 하나 어색하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과학적 수사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듯 방송 곳곳에 CG를 과도하게 배치했지만 어설프고 정신 없게 느껴졌다.

OST(Original Sound Track, 배경음악) 또한 드라마의 분위기를 흐트러뜨리는 데 큰 몫을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사건의 피해자가 죽어가는 급박한 상황 속 의중을 알 수 없는 레게 힙합 장르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닌 극의 여러 곳에서 해당 노래가 사용됐다. 극의 분위기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할 OST가 뜬금없는 곳에서 존재감을 발산한 것이다. 결국 잘못된 OST 선택으로 시청자들의 몰입감은 떨어졌고, 극의 긴장감은 또 한 번 깨졌다.

스토리 역시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아야 했다. 단 20회 만에 시즌 13까지 이어온 '크리미널마인드' 원작 내용을 다 채워넣기 위해 스토리는 시청자들의 이해를 신경쓰지 않고 급박하게 흘러갔다. 이로 인해 손현주와 이준기의 개인적인 스토리는 1화 내용 곳곳에 뒤엉켜 그려졌고, 심지어 문채원의 개인사는 언급도 제대로 되지 못한 채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산만한 스토리 전개는 시청자들의 이해도를 떨어뜨렸고 결과적으로는 드라마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게 했다.


'크리미널마인드'의 주인공 이준기와 문채원의 연기력도 드라마의 걸림돌이 됐다. 이준기는 '크리미널마인드'를 통해 약 4년여 간의 사극 연기 이후 도전하는 현대극이었으나 여전히 사극 톤을 버리지 못한 느낌이었다. 뿐만 아니라 1회 내내 홀로 감정이 과잉된 연기를 선보여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전반적인 사건의 진행을 브리핑하는 역할을 연기해야 했던 문채원은 부정확하게 웅얼거리는 발음과 들뜬 톤의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는데 문제가 있었다.

다른 배우들 또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듯 보였다. 이선빈은 사건으로 인해 급박하게 상황이 돌아가는 과정에서도 과도한 메이크업을 한 채 등장했다. 피해자가 속출하는 현장에서 아무리 미디어를 담당하는 요원이라고 하더라도 붉은 볼터치가 드러날 정도의 화장을 하고 등장한 것은 현실과 괴리감을 느끼게 했다. 또 나나황을 연기한 유선의 경우 범인과 관련된 사건 파일을 찾는 도중에도 카메라를 향해 장난을 쳤다. 원작 드라마 속 그의 캐릭터는 톡톡 튀는 매력으로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 넣는 역할이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설정을 위해 굳이 그 매력을 보였어야 했냐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줄이었다.

뿐만 아니라 개연성 없는 일부 스토리, 케이블 방송임과 시간대를 고려하더라도 과하게 잔인한 장면들까지 '크리미널마인드'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판 '크리미널마인드'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원작 팬들은 물론, 기존 시청자들까지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최초 리메이크라고 홍보했던 한국판 '크리미널마인드'가 최초로 원작에 먹칠한 작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크리미널마인드'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