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뱅크 vs 카카오뱅크]① 고수(高手)들의 싸움이 시작됐다

정해용 기자 2017. 7. 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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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두번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27일 대고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스마트폰)로 모든 은행 업무를 할 수 있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출범으로, 기존 은행들의 공급자 위주 서비스 판도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게 됐다. 조선비즈는 국내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를 비교해 분석했다. 이 은행들을 이끄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떤 전략과 서비스를 무기삼아 자산규모 수백조원에 달하는 대형 시중은행들과 진검승부를 펼칠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 조선DB

한국카카오은행(이하 카카오뱅크)과 케이뱅크는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임원진들의 역할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케이뱅크가 심성훈 은행장의 단독 대표 체제인데 반해 카카오뱅크는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가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두 은행 모두 카카오와 KT 등 정보통신기술(ICT)기업에서 경력과 금융업의 업무 전반을 꿰고 있는 임원과 실무진들이 포진해 있다.

◆ 단독 은행장 케이뱅크, 공동 대표 카카오뱅크

국내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를 이끄는 심성훈 은행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경제학)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경제·경영학을 공부한 후 1988년 KT에 입사해 자회사인 KT이엔지코어 경영지원총괄 전무까지 거친 정통 KT맨이다.

KT에서 대외전략과 사업지원 업무는 물론 회장 비서실장, 시너지경영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심 행장의 강점은 이종(異種) 산업 간의 시너지를 뽑아내는 데 있다. 그는 KT 재직 시절 BC카드, KT캐피탈(현 애큐온캐피탈)·KT렌탈(현 롯데렌탈) 등 KT와는 다른 산업에 속하는 자회사들과 KT의 그룹 시너지 창출업무를 총괄했다. 전통적인 은행업무와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케이뱅크의 새로운 가치 창출도 심 행장에게는 익숙한 전공분야인 셈이다.

이용우(왼쪽)·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 사진 = 카카오뱅크 제공

케이뱅크 관계자는 “신사업 발굴과 IT, 금융업을 두루 경험하면서 기업들 간의 시너지를 고민했던 것이 심 행장의 KT 재직 당시의 주요 역할이었다”고 했다.

특히 심 행장은 경제·경영 전공자이면서도 IT기술에 특히 관심이 많다. 자녀들에게 데스크 탑 컴퓨터를 부품으로 사서 직접 조립해준 일화는 KT 내에서도 유명하다.

카카오뱅크의 이용우·윤호영 공동대표도 전략과 투자에 익숙한 전문가들이다. 1964년생인 이 대표는 서울대(경제학)를 졸업하고 동원증권 전략기획실장,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총괄 CIO(투자담당 임원) 등을 거친 금융전문가다.

1971년생인 윤 대표는 한양대(경영학)를 졸업하고 대한화재 기획조정실, 다음커뮤니케이션 경영지원부문장 등을 거쳤다. 윤 대표는 ‘최초’를 시도하는 기업들과 인연이 깊다. 2003년 국내 최초 온라인 보험사로 시작한 에르고(ERGO)다음다이렉트에서 경영기획팀장을 거쳤고 현재는 국내 최초로 모바일로만 영업을 하는 카카오뱅크와 연을 맺었다. 윤 대표는 카카오에서 1인 태스크포스팀(TFT)를 구성해 홀로 모바일뱅킹에 대한 업무에 돌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처음부터 TFT에 필요한 인력을 모아 TFT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먼저 모바일뱅킹이 지향해야 할 핵심가치를 판단한 후 이를 수행할 인력을 개별적으로 설득해 TFT에 합류토록 한 것이다. 그는 교회 예배시간을 빼고는 주말에도 매일 사무실에 나와 일할 정도로 업무 몰입도가 높다.

카카오뱅크는 ICT(윤 대표)와 금융업(이 대표)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발탁하면서 각자 대표 체계보다 공동 대표 체계가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마케팅, 전략, 재무관리, 플랫폼 개발 등 다양한 업무에서 협업을 해야 하는 업무특성을 감안하면 영역을 구분하는 각자 대표 체제로는 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공동 대표 체제는 모바일 은행의 특성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 시스템”이라고 했다.

◆ 재무·회계 등 전통적 금융전문가들이 백업(back up)...카카오는 임원 없이 대표가 실무진과 직접 소통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CEO를 지원하는 경영진들은 재무, 회계 등 전통적인 금융업 전문가들로 채워졌다.

심 행장과 함께 케이뱅크의 사내이사를 구성하고 있는 임원은 정운기 재무관리본부장(CFO)과 김대영 상임감사위원이다. 은행 재무 건전성을 책임지고 있는 정 본부장은 우리은행 재직시절 국제부장·검사실장을 거쳤다. 상고를 졸업한 후 은행에 입행했지만 재직 중에 학업을 이어가며 국내·외 대학 석사까지 졸업해 은행 내에서는 자기개발에 철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우리은행의 해외자회사인 우리아메리카은행 본부장 등을 거쳤고 검사실장 재직 시에는 은행의 글로벌 부문에 대한 내부검사 시스템까지 도입했을 정도로 꼼꼼한 업무처리가 장점이다.

케이뱅크의 김대영 상임감사는 투자금융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연세대(경영학)를 졸업한 후 NH투자증권(옛 우리투자증권) 스마트마케팅본부장과 금융플러스 본부장을 거쳤다. 우리투자증권 시절 투자은행(IB)업무에서 경력을 쌓았고 자산관리(WM) 영역인 복합점포 업무도 경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무 추진력이 상당히 강한 스타일로 안다”며 “채권발행과 고객 영업 등을 두루 경험한 사람”이라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대주주인 한국투자증권 김주원 사장과 공동대표들을 제외한 사내이사를 두지 않는다. 이유는 대표와 실무진이 직접 소통하는 것이 관리자급이나 다른 사내 임원들 등 중간단계를 거치는 것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사무실에서 공동대표들이 실무자와 직접 회의를 하고 토론하는 것이 자연스런 문화로 자리 잡을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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