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원망.." 복구작업 발목잡는 오락가락 날씨

엄기찬 기자 입력 2017. 7. 27. 07:01 수정 2017. 7. 2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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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할퀸 상처가 채 가시지도 않은 충북에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복구 작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비까지 오락가락하고 주춤하던 장맛비까지 다시 예보되면서 복구에 나선 이재민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최악의 폭우가 몰아닥친 지난 16일 이후 비가 온 날은 5일(청주 기준)로 이틀에 한번꼴로 비가 내려 복구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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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몸 씻을 곳조차 없는 이재민 시름 깊어져
응급복구 다리 빗물에 또 쓸려 내려가 '망연자실'
폭염과 장맛비가 오락가락 하면서 수해 복구 작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3일 충북 청주시 미원면 옥화리의 한 마을에서 침수 피해를 입은 윤이현씨(63)가 무더위 속에 복구 작업을 하고 담배 한 모금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있다.2017.7.26/뉴스1© News1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폭우가 할퀸 상처가 채 가시지도 않은 충북에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복구 작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비까지 오락가락하고 주춤하던 장맛비까지 다시 예보되면서 복구에 나선 이재민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27일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1시를 기해 청주와 충주, 괴산, 진천, 음성, 증평, 옥천, 영동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낮 최고기온도 연일 33~34도 안팎을 오르내리고 밤에는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려 비 피해로 고통을 겪는 이재민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게다가 최악의 폭우가 몰아닥친 지난 16일 이후 비가 온 날은 5일(청주 기준)로 이틀에 한번꼴로 비가 내려 복구 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 24일에는 비 피해가 극심한 청주와 괴산 등지에 시간당 50㎜ 내외의 세찬 비가 내려 모든 복구 작업이 중단되는 등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현재(26일 오전 7시 기준)까지 응급복구가 끝난 침수 주택은 1694채 가운데 1606채로 집계됐다. 복구율만 놓고 보면 94.8%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주택에 들어찬 물을 빼고 쓰레기 등 위험 요소만 제거한 말 그대로 응급복구만 이뤄진 것이다.

침수된 주택을 말리고 장판과 벽지 등을 새로 해 다시 정상적으로 사람이 살 수 있도록 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많은 이재민이 지금도 학교체육관이나 마을경로당 등을 떠돌며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고, 물만 빠진 주택에 텐트나 모기장만 설치하고 쪽잠을 청하고 있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상황인데, 푹푹 찌는 더위와 시도 때도 없이 퍼붓는 비는 복구 작업을 더디게 할 뿐 아니라 의욕마저 꺾고 있다.

침수 피해로 마을 경로당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박옥순씨(63·여·청주시 미원면 옥화리)는 "날이 더워 종일 가게를 치우면 온몸이 땀범벅"이라며 "제대로 씻을 수도 없고 맘 편히 잘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일(복구 작업)을 하다가도 비만 오면 또 잠기는 것은 아닌가 하늘만 보게 된다"며 "이 난리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고 시름을 토해냈다.

옥화리 양택연 이장은 "밤 12시까지 죽어라고 응급복구 해 놨더니 어제(25일) 비가 오는 바람에 다리(옥화1교)가 또 떠내려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피해 입은 마을 주민도 그렇고 면사무소 직원도 이제는 모두 지쳐 병원에 입원할 지경"이라고 전했다.

sedam_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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