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톡톡] 질주하던 벤츠 '디젤 스캔들'에 비상등..공세 강화하는 BMW

진상훈 기자 입력 2017. 7. 2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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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최근 배출가스 조작 의혹으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벤츠 E클래스 AMG라인/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독일 검찰이 벤츠가 속한 다임러그룹에 대해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여부를 수사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 환경부도 국내에서 판매된 관련 모델 11만여대의 벤츠 차량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다.

만약 위법사실이 드러날 경우 대규모 리콜은 물론 인증 취소나 판매 정지와 같은 강도 높은 처벌을 받게 된다. 반면 벤츠에 밀려 국내 수입차 시장 2위에 머물고 있는 BMW는 반사이익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상반기 수입차시장 평정한 벤츠…’디젤게이트' 폴크스바겐 전철 밟나

2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1위를 차지한 벤츠의 국내 판매대수는 3만7723대로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했다. 2위 BMW의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2% 늘어난 2만8998대를 기록했지만 벤츠의 질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벤츠의 판매량은 2만4488대로 BMW의 2만3154대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올해 들어 벤츠의 주력 중형세단인 E클래스의 인기가 유지된 반면 BMW의 신형 5시리즈 판매량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격차가 벌어졌다. 벤츠 E클래스의 디젤 모델인 E220d(4917대)는 올 상반기에 수입차 단일모델 중 가장 많이 팔렸다. 벤츠 E300 4MATIC과 E300, E200 등 다른 E클래스 모델도 3000대 이상 판매됐다. 반면 BMW 신형 5시리즈의 디젤 모델인 520d는 2808대 판매되는데 그쳤다.

하지만 독일 벤츠 본사가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벤츠코리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달부터 독일 검찰은 OM642, OM651 등 2종의 엔진을 탑재한 벤츠 차량에 배출가스 조작 장치가 설치됐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환경부도 배출가스 조작이 의심되는 벤츠 차량이 국내에서 11만349대 판매된 것으로 파악하고 다음달부터 조사하기로 했다.

벤츠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지난 2015년 ‘디젤 게이트’로 치명타를 입은 아우디폴크스바겐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배출가스 조작이나 인증서류 위조 등이 적발될 경우 물게 되는 과징금 상한액은 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올랐다. 법 개정 공포 이후 1년이 지난 올해 12월 28일 이후 벤츠의 위법 사실이 입증된다면 거액의 과징금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지난 2월 BMW 신형 5시리즈 출시 기념행사에서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BMW 제공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 사건은 현재 조사 진행 단계라 아직 국내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의혹이 하나씩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과거 아우디폴크스바겐 사례와 같이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판매량이 급감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지금이 기회”…5시리즈 라인업 확대·신차 출시로 반격 나선 BMW

아우디폴크스바겐에 이어 벤츠마저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3대 독일차’ 가운데 BMW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때마침 BMW코리아는 주력 모델인 5시리즈를 포함해 차종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신형 5시리즈의 가솔린 모델인 530i와 디젤 모델인 520d를 내놓은 BMW는 지난달부터 디젤 모델인 530d의 판매에 나섰다. BMW코리아는 당초 530d를 2월에 함께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인증서류 문제로 출시를 연기한 뒤 지난달 재인증 절차를 마쳤다.

BMW코리아는 올 하반기에도 신차를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이달 말에는 뉴 4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이고 10월에는 뉴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GT)를 내놓는다. 12월에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3의 완전변경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X3 완전변경 모델은 현재 수입 SUV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벤츠 GLC 등에 맞설 수 있는 기대작으로 꼽힌다. 5시리즈의 고성능 모델인 M550d도 연말에 나올 예정이다. M550d는 쿼드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이 400마력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3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다임러그룹과 아우디폴크스바겐, BMW, 포르셰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디젤차의 배출가스 처리와 관련해 20여년간 비밀 담합을 해왔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BMW측은 “다른 업체들과 진행했던 논의는 유럽 기준에 맞는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바꾸는 용해제 ‘애드블루’와 관련한 탱크 인프라를 만드는 기술에 대한 것이었다”며 “부적절한 담합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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