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분데스리가 진출 40년 기획]③전설의 완성, 레버쿠젠을 찾다
원정 1차전에서 0-3으로 완패한 레버쿠젠은 합계 2-3으로 패색이 짙었다. 벼랑 끝에 몰린 레버쿠젠을 구한 것은 차범근이었다. 그는 그림같은 헤딩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레버쿠젠은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5일(한국시간) 영광의 장소를 다시 찾은 차범근(64)은 당시 기억에 잠겨 함참 동안 그라운드를 바라보다 말했다.
"레버쿠젠에서 뛴 시간은 내 인생의 황금기였어."
이날 UEFA 공식 TV와 인터뷰를 위해 바이아레나를 찾은 차범근은 자신의 축구인생에서 '정점'과 '마지막'을 장식한 경기장 구석구석을 돌아봤다.
분콜에 이어 인터뷰에 응한 레버쿠젠 구단의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뤼디거 폴보른(54)은 "차범근이 나서는 경기는 패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가 실점을 해도 그가 동점과 역전을 만들어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UEFA컵 결승 2차전에서 골키퍼로 출전한 폴보른은 신들린 선방을 선보이며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었다.
차범근은 현역 시절 막판에는 팀의 '맏형' 역할을 하며 후배 선수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언제나 솔선수범하고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최선을 다한 덕분이다. 폴보른은 "차붐은 시합 전날에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밤늦게까지 깨어있는 습관이 있던 저는 차붐의 자기 관리를 배웠다"고 털어놨다.
차범근이 은퇴하기 한 시즌 전인 1987~1988시즌 신인 골키퍼로 입단한 안드레아스 나겔(56)은 "차범근의 철저한 자기 관리와 그라운드 안에서의 열정은 저를 포함한 모든 후배들이 우러러 봤다"고 기억했다. 당시 레버쿠젠을 전담 취재했던 프랑크 루셈(57) 키커 기자는 본지 인터뷰에서 "지금도 어렵지만 과거에는 외국인 선수가 팀의 리더를 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며 '레버쿠젠의 리더' 차범근을 떠올렸다.
레버쿠젠(독일)=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사진=피주영 기자
1978년, 홀로 독일로 건너간 차범근은 SV 다름슈타트98 유니폼을 입고 처음 분데스리가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옮긴 이듬해부터는 당시 최고 리그인 분데스리가를 평정하며 '차붐(Chabum·골로 수비를 폭격한다고 해서 생긴 애칭) 전설'을 썼다.
10년간 308경기를 뛰며 98골. 지금도 차붐의 명성은 국내는 물론 독일에서도 여전하다. 일간스포츠는 차범근의 분데스리가 진출 40년을 맞아 그 발자취를 따라 그의 축구 인생을 돌아보는 기획을 연재한다.
▶ 박병호, 인디애나폴리스전 트리플A 시즌 8호 홈런
▶ 맨시티, 토트넘 3-0 완파…2연승 질주
▶ 인터 밀란, 첼시 꺾고 3연승 질주
▶ 아스널, 막강화력 뽐내며 벤피카 5-2 격파
▶ PSG, 모나코 꺾고 프랑스 슈퍼컵 우승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차붐 분데스리가 진출 40년 기획]①전설의 시작, 다름슈타트를 가다
- [차붐 분데스리가 진출 40년 기획]②차붐 만난 독일프로축구연맹 "역사상 가장 뛰어난 아시아인"
- 전설 '차붐'의 가르침, '꿈을 향해 뛰어라'
- [TEAM CHABOOM] '차붐 전설 깃든' 다름슈타트서 역사적 첫 경기
- 제주,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 좌절..K리그 전멸
- 산다라박, 미국서 과감해진 패션? 브라톱+복근 노출한 파격 스타일
- AOA 탈퇴 지민, 확 달라진 얼굴 '충격'...C사 명품 올려놓고 행복한 근황
- [화보] 장윤주, 청량함의 인간화!
- 쌍둥이 아들 잃은 호날두 "부모가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
- 타율 0.037…'양'의 침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