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환상 깨지나..리비아 중재하려다 "미숙했다" 난타(종합)

2017. 7. 27.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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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행세·국방부와 갈등 뒤 비난 돌파하려 외교 집중한다" 지적
리비아에 공들여온 이탈리아, 회담 배제에 '불쾌'

(서울·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김보경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평화협상을 중재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런 마크롱의 외교적 성과는 국내 지지율 하락과 군과의 마찰 등 국내문제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한 행보로만 해석되며 오히려 미숙했다는 비판을 야기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리비아 통합정부의 파예즈 사라지 총리와 리비아 국토의 3분의 2가량을 장악 중인 칼리파 하프타르 군사령관을 파리 교외의 라 셀 생클루 성(城)으로 초청해 양측간의 평화협상을 중재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정권이 무너진 뒤 트리폴리에 기반을 둔 이슬람계 통합정부와 동부 투브르크에 근거지를 둔 하프타르 주축의 비(非)이슬람계 정부로 양분된 상태다.

마크롱의 중재로 양대 정파는 이날 협상에서 무력분쟁을 종식하고, 내년 봄 최대한 빨리 선거를 치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프랑스와 국제사회는 마크롱의 이러한 성과에 이전과는 다른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리비아 전문가들은 그동안 합법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하프타르 정부가 이번 협상으로 국제사회의 승인을 받은 꼴이 됐다며 프랑스의 개입이 리비아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질타했다.

특히 리비아 사태 해결에 적극적이었던 이탈리아는 동맹국인 프랑스에 대해 직접 비판을 쏟아냈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너무 많은 중재자와 계획이 존재한다"며 "프랑스는 리비아 사태 중재에 나선 첫 번째 국가도 아니지만, 마지막 국가가 될 것 같지도 않다"고 비꼬았다.

알파노 장관은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와의 회견에서는 "리비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통합하고, 유엔 리비아 특사인 살람 파야드를 중심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모든 사람이 각자의 길을 간다면 파야드의 권위가 실추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리비아를 식민 지배했던 이탈리아는 지난 1월 서방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리비아 정정 불안으로 철수했던 대사관을 재개설하고, 사라지 정부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등 리비아에 어느 나라보다 공을 들여왔던 터라 프랑스가 주도하고, 이탈리아가 배제된 이번 평화협상에 내심 불쾌해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외교관들은 이탈리아가 리비아를 거점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아프리카·중동발 난민 위기의 최전선이 된 마당에 프랑스 측이 리비아 평화협상을 이탈리아와의 공식적인 협의 없이 단독으로 강행한 것은 내정 간섭에 버금가는 행위라며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야당은 마크롱이 중재한 이번 평화협상을 정부의 외교 실패와 연결짓고 있다.

우파 성향의 정당 이탈리아형제당의 조르지아 멜로니 대표는 "프랑스가 조직한 리비아 평화협상은 이탈리아 외교정책이 전면적으로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며 "이탈리아는 리비아의 최우선 중재자로서의 전통적 역할을 박탈당했다"고 개탄했다.

유럽외교협의회(ECFR)의 리비아 전문가인 마티아 토알도도 FT에 "하프타르 정부가 실제로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는데도 이번 회담으로 국제사회의 승인을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런 점에서 리비아를 안정시킨다는 이탈리아의 목표 달성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FT는 혁신적이고, 젊은 이미지로 프랑스는 물론 국제사회를 사로잡았던 마크롱의 정치적·외교적 미숙함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며 그에 대한 환상이 점점 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롱은 프랑스 국내에서도 풀기 쉽지 않은 난제에 직면해 있다.

프랑스군 최고위 장성이었던 피에르 드빌리에 합참의장이 정부의 국방예산 삭감을 놓고 마크롱과 대립하다 지난 19일 전격 사임하자 마크롱은 군을 홀대했다는 비판에 시달리며 위기에 처했다.

또 군을 찍어누르는 듯한 그의 권위적 행보는 마크롱이 '제왕놀이'를 하고 있다는 비난여론을 가열시켰고, 결국 그의 지지도는 한 달 만에 10%나 곤두박질쳤다.

이와 관련,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일방통행식' 국정추진에 대한 피로감과 권력 집중에 대한 경계심이 작동했다며 마크롱의 앞길에 험로만이 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IFRI) 소속 필리프 모로 드파르주 선임연구원은 "마크롱이 빨리 가도 너무 빨리 가고 있다"며 "이렇게 빨리 가려는 것은 위험하다. 아주 크게 넘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제롬 푸케 소장도 "임기 초에 이렇게 지지도가 크게 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며 어려운 관문들이 마크롱 앞에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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