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 사실이었네 .. 35도 넘은 날 10년간 112일

강찬수 2017. 7. 27.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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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이후 전국 47곳 기온 분석
서울 폭염일 40년 새 3배로 늘고
전국 온열환자 작년만 2125명

전국적으로 낮 기온이 폭염 경보 발령 수준인 섭씨 35도 이상으로 치솟은 날이 40년 사이 두 배로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전국 47곳에서 1973년 이래 측정한 기온 자료를 본지가 분석한 결과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한반도가 여름에 프라이팬처럼 달궈지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으로 올라간 날은 전국 평균이 연간 3일이었다. 기상청이 체계적 기상관측을 시작한 73년 이후 10년간(73~82년)의 연평균 1.5일보다 두 배다. 권역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 1.6→4.8일 ▶전북 1.4→4.3일 ▶대구·경북 3.5→5.6일 ▶서울·경기 0.4→1.2일 ▶강원영동 1.5→2.3일 ▶강원 영서는 1.6→2.4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증가 폭이 컸다. 이외에 ▶광주·전남 0.7→1.4일 ▶충북 0.8→1.3일 ▶대전·충남 0.7→1.2일 ▶제주 0.2→0.6일 등 전국 모든 지역에서 폭염 발생이 증가했다.

낮 최고기온 폭염주의보 수준인 33도 이상을 기록한 날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12.1일로 관측 초기 10년간의 연평균 8.7일과 비교해 39%(3.4일) 늘었다.

국립기상과학원 권원태 박사는 “폭염 발생이 늘어난 것은 전 지구적 온난화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한반도 등 온대지역에서 특히 기온 상승이 가파르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온난화가 계속되면 2100년 한반도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5도 상승해 폭염 발생일이 연간 40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전국 47곳을 살펴보면 최근 10년간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을 기록한 날은 대구가 연평균 11.2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경남 밀양 11.1일, 경남 합천 9.5일 순이었다. 반면 해안 도시인 여수는 하루도 없었고, 서귀포는 0.1일, 인천은 0.2일로 적었다.

대구 등 영남내륙에서 폭염이 심한 것에 대해 이승호(대한지리학회장) 건국대 지리학과 교수는 “이 지역은 서쪽과 북쪽은 소백산맥, 동쪽은 태백산맥, 남쪽은 영남알프스로 둘러싸여 있어 공기가 산맥을 넘어오며 고온건조해지는 ‘푄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박사도 “토양에 수분이 많으면 강한 일사가 내리쬐어도 수증기로 증발하면서 열을 흡수하는데 대구 등은 건조한 지역이라 강한 일사가 그대로 높은 기온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온열환자는 지난해 2125명이나 나왔다. 2012년 984명의 2.2배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도가 856명으로 가장 많고 전남 760명, 경남 759명, 경북 503명, 서울 485명 순서로 많았다.

폭염이 심한 곳과 온열환자가 많은 곳이 일치하지 않는 것에 대해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온열환자는 폭염뿐 아니라 에어컨 보급 등 사회경제적 요인이나 노인 비율 등 인구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한반도 안에서도 남쪽일수록 폭염에 둔감해지는 이른바 ‘기후 순응’이 나타나고 있다. 정해관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폭염으로 인한 초과사망이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기준 온도는 남쪽 지방이 상대적으로 높다. 북쪽 지역에선 남쪽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초과사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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