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살던 맹독 바다뱀, 바다 더워지자 부산서도 잡힌다
동해는 1.39도, 남해 0.91도 상승
필리핀에서 잡히던 파란고리문어
울산·거제 앞바다까지 올라와
박 교수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 뱀이 아열대 기후인 대만과 일본 류큐 열도에 주로 서식하는 넓은띠큰바다뱀인 것으로 확인했다. 2015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12마리가 국내에서 잡혔는데 모두 이들 지역에서 왔다. 박 교수는 26일 “처음엔 제주도에서 잡혔던 뱀은 요즘엔 부산에서도 잡히고 있다”며 “한반도 주변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넓은띠큰바다뱀의 관찰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고준철 박사는 “기후변화로 북태평양 서부를 흐르는 구로시오 난류 중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대마 난류를 따라 파란고리문어가 제주도 연안으로 유입됐고 최근엔 동해 난류를 타고 북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아열대 생물인 해파리고둥도 동해안에서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10일 오후 4시쯤 경북 울릉도의 한 해변에서 해파리고둥이 발견됐고 2014년 5월엔 강원도 강릉시 남항진 앞바다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일부 난류성 어종의 경우도 활동 반경이 넓어지면서 어획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인 고등어의 경우 어획량이 1970년엔 3만8256t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15만5435t이 잡혔다.
수온 상승으로 국내에서 아열대 바다생물이 자주 발견되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아열대화로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김중진 박사는 “어업 인구, 장비 변화 등 인위적 행위의 영향도 있는 만큼 최근 등장하는 아열대 생물만을 가지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며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수산과학원이 68년부터 2015년까지 한반도 주변 표층 수온 변화를 분석한 결과 48년간 1.11도 상승했다. 동해는 1.39도, 서해는 1.20도, 남해는 0.91도로 같은 기간 전 세계 표층 수온이 0.43도 상승한 것과 비교할 때 두세 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연봉 3000만원 넘는 근로자 중 87만 명 세금 한 푼 안내
- 유례없는 빚 전액탕감.."나도 버틸까" 도덕적 해이 우려
- 제주지검 서열 1, 2위 상대로 부하女검사 감찰 요청 파문
- 한국형 원전 개발 박사의 절규 "차라리 해외에 팔아라"
- 靑 호프미팅 셰프는 김혜수 울렸던 방랑식객 임지호
- 유승민 "文,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朴과 똑같다"
- 미시령터널 굴욕..5000억 세금 먹는 하마 된 까닭
- 남교사 2명이 전교 여학생 ⅓을..대체 무슨일
- 부산 앞바다에 나타난 대만 살던 맹독 바다뱀..왜
- "입어보고 결정하세요"..'콘돔 피팅룸' 선보이는 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