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AI가 인류 위협" vs "종말론 무책임" 머스크와 저커버그, 누가 더 맞을까
저커버그 "삶의 질 향상 이끌 것"
머스크 "선제·능동적 대응 필요"
인공지능(AI)이 지금처럼 빠르게 발전한다면 언젠가 인간을 지배하는 날이 오게 될까. AI의 위험성을 둘러싼 낙관론과 비관론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의 거물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이 주제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AI 비관론자로 잘 알려진 머스크는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저커버그와 AI의 미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눠봤다”며 “저커버그는 AI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저커버그를 정면 비판했다. 이틀 전 저커버그가 머스크를 향해 “AI에 부정적 견해를 퍼뜨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한 데 대한 반박이다.
저커버그는 이어 “AI가 인류의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그건 정말 부정적인 견해이고 어떤 면에선 아주 무책임한 것”이라며 “AI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곧 사고를 내지 않는 안전한 차, 사람들이 병들었을 때 더 나은 진단을 받을 수 있는 수단에 반대하는 것과 같다. 나는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도대체 모르겠다”며 머스크를 작심하고 비판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자신의 집에서 사용할 가정용 AI를 직접 개발했을 정도로 AI의 유용성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저커버그가 지난해 말 공개한 AI ‘자비스’는 저커버그가 침대에서 눈을 뜨자 인사를 건네며 커튼을 걷어주고 토스트를 굽는 모습을 선보여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저커버그는 이 AI에 미국 배우 모건 프리먼의 목소리를 입혔다.
반면 머스크는 지난 수년간 AI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15일에도 머스크는 미 로드아일랜드에서 열린 전미 주지사협의회 하계총회에 참석해 “AI는 인간 문명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 위협이 될 것”이라며 “로봇이 길거리에서 인간을 살육하는 상황을 지켜보고 난 뒤에야 그 위험을 자각한다면 그건 너무 늦다.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와 머스크의 논쟁이 핵심을 비켜 갔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 검색 포털 바이두에서 AI 개발을 맡았던 앤드루 응은 "개발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인간의 지능을 넘어선 AI가 나타나 인류를 위협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AI로 인해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진짜 문제”라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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