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사라지는 벤처 신화.. 공중분해 수순 밟는 팬택

심민관 기자 2017. 7. 2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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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을 인수한 쏠리드가 스마트폰 사업 중단에 이어 사물인터넷(IoT) 사업까지 매각하면서 사실상 팬택이 공중분해됐다.

업계는 쏠리드가 지난해 '아임백'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을 알렸지만 큰 손실을 내면서 관련 사업 대부분을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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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을 인수한 쏠리드가 스마트폰 사업 중단에 이어 사물인터넷(IoT) 사업까지 매각하면서 사실상 팬택이 공중분해됐다. 업계는 쏠리드가 지난해 ‘아임백’을 출시하며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을 알렸지만 큰 손실을 내면서 관련 사업 대부분을 정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일보DB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정준 쏠리드 대표가 팬택의 IoT 사업 부문 매각을 공식화했다. 전날 정준 대표는 서울 역삼동 팬택 사무실을 방문해 팀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경영상황과 매각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오후에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쏠리드(050890)본사에서 김포·신논현 등에 흩어져 있는 50여 명의 팬택 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2시간 동안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먼저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치열한 시장 경쟁 등으로 스마트폰 사업부문의 재기에 실패했고 IoT 사업부문 매각은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팬택을 퇴사한 한 관계자는 “쏠리드가 팬택을 살려보려고 노력했던 것은 맞다”며 “하지만 지난해 출시한 아임백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회사가 공중분해 수순을 밟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들도 이를 인지하고 다른 직장을 찾고 있었기 ㄷ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며 “월급이 몇달간 지연된 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팬택 관계자는 “IoT 사업이 그래도 10여년 이상 운영돼 왔고, 과거엔 매출이 100억씩 나오던 사업분야였다”며 “스마트폰 사업에 이어 IoT 사업까지 정리하게 되면, 팬택 사업이 하나도 남은게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oT 사업 연구인력만 20여명에 달하는데 모두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 될 처지가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팬택은 구조조정을 통해 직원도 50여명 수준으로 줄였다. 지난 2015년 쏠리드가 팬택을 인수할 당시 500여명이던 직원수가 10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팬택은 지난 5월, 한샘에 상암독 사옥을 1485억원에 매각하며 보유 자산을 현금화 하는 등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는 추측이 난무했다.

뿐만 아니라, 팬택은 자금난으로 지난해 10월 말 230건에 달하는 미국 특허를 ‘골드피크 이노베이션즈’라는 지식재산권 전문 거래 회사에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상암동에 있었던 팬택 본사의 전경 / 조선일보DB

특히, 쏠리드는 올해 초 스마트폰 사업부의 구조조정을 강행하면서 IoT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IoT 사업 관련 특허 매각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쏠리드는 특허 매각을 노리고 팬택을 인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며 “현재 팬택에 남은 특허는 3000여개로 쏠리드가 골드피크 등을 통해 미국·중국·인도 업체에 추가로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설립한 팬택은 한국의 벤처 성공 신화로 꼽혔다. 문자·음성 호출기(삐삐)를 만들면서 큰 인기를 얻었고 휴대폰 사업에도 진출하면서 승승장구했다. 한때는 휴대폰 제조사 세계 7위 자리에 서기까지 했다.

팬택은 삼성전자·LG전자와 경쟁 가능한 벤처 기업으로 주목 받았지만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2007년과 2014년 두 차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거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15년 쏠리드-옵티스 컨포시엄이 팬택을 인수했지만, 재기에는 끝내 성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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