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 한미FTA 개정협상 시 車·철강 '위태'..쌀도 논의될까

기자 2017. 7. 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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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와이드 모닝벨 '중국통' - 출연 : 조용찬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미국의 한미 FTA 개정요구에 우리 정부는 정부 조직개편 절차를 완료한 뒤에 서울에서 열자고 역제안을 했습니다.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한미 FTA 개정협상을 분석해 보고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보죠.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조용찬 소장과 함께 합니다.

Q. 산업통상자원부는 어제 한미 FTA 공동위원회 개최를 요구한 미국 무역대표부에 공식 서한을 보냈죠? 앞으로 개정협상 절차는 어떻게 되나요?

한미FTA 협정문엔 어느 한쪽이 FTA를 다시 들여다볼 공동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면 30일 이내 열어야 하고, 양국이 합의할 경우엔 그 이후에 개최될 수 있습니다. 장소는 요청받은 국가에서 개최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통상교섭본부가 아직 꾸려지지 않아.. 정부 조직개편 절차를 완료한 뒤에 서울에서 열자고 미국에 역 제안한 것입니다.

미국이 개정협상을 요구한 것은 무역적자확대 요인이 한미FTA에 있다고 생각하고, 협상을 서두르자는 의도입니다.

반면에 우리 정부는 FTA로 미국의 대한국 무역수지적자폭이 확대됐을지 모르지만, 미국의 서비스 수지가 확대되고 동시에 직접투자도 늘어난 win-win관계라는 것입니다. 지난 5년간의 FTA시행 효과를 공동으로 조사·분석·평가해, 양국간 무역불균형의 원인이 뭔지 먼저 따져본 뒤, FTA개정할지를 합의하겠다는 생각합니다. 

공동위는 국장 정도의 실무급으로 꾸려지는데요, 개최시기가 정해지더라도 바로 개정협상에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합의가 되면, 양국의 통상절차법에 따라 개정협상절차를 밟게 되는데요, 우리나라는 ①경제적 타당성을 검토한 뒤, ②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고, ③통상조약체결 계획을 수립해서 이 안건을 통상경제장관회의를 거쳐, ④국회에 보고하고 나서야 개정협상 개시가 선언됩니다.

Q.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 용도로 ‘한미FTA 재협상’ 이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고 했어요. 트럼프의 속내는 무엇일까?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은 36% 안팎으로 떨어져, 이대로는 2018년 중간선거에서 다수당될 수 없을뿐만 아니라, 2020년 대통령 재선도 불투명합니다. 트럼프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가시적인 고용창출이라는 성과를 보여줘야만 합니다

제조업부활을 유난히 강조한 트럼프는, 대통령의 권한이 강한 통상부문에서 FTA개정협상과 환율조작국지정, 덤핑판정 등의 강경자세를 유지함으로써 경합주에서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생각입니다.

미국은 1970년부터 2017년까지 전체 고용자수는 2배 증가한 반면, 공업화의 영향으로 제조업의 고용은 600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제조업의 고용감소의 최대요인은 무역경쟁력 약화된게 아니라, 기술진보에 따른 자동화와 기계화 때문입니다.

미국 기업은 2008년 리먼쇼크 이후 97개월째 경기확장국면에서도 일자리보다는 설비투자를 우선하고 있어 FTA 재협상만으로는 미국 제조업의 일자리가 늘어나기 힘든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NAFTA, 한국과의 FTA 개정협상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Q. 미국이 12일 보낸 개정요구서에 보면 “한국에 대한 미국 무역수지 불균형 개선이 최우선 목적” 이라고 했습니다. 이건 ‘자유무역’ 이 아닌 ‘관리무역’으로 되돌아가는 셈 아닌가?

국제경제학에선, 자유무역협정은 무역자유화와 시장개방이 본래 목적입니다.

미국은 20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는데요, FTA를 체결한 나라의 특징을 보면,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공통점도 있지만, ▲정치적으로도 안보동맹을 체결했거나 ▲포괄적 경제연대를 협력을 맺고 있는 나라들입니다.

미국과의 FTA는 안정된 시장을 확보하고, 통상확대라는 경제적 이유에서만 체결된게 아니라, 미국의 정치적, 안전보장 측면에서 도움이 됐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무역수지 불균형 그 자체만 변경시키려 하는 목적으로 개정협상을 하는 것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10대 팔면, 한국도 10대 사라는 것으로 자유무역을 왜곡 시킬뿐만 아니라, 불공정무역 속합니다.

미국과 한국의 자동차 시장규모를 무시한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은, ‘자유무역’이 아닌 ‘관리무역’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라고 비난받는 것입니다.

Q. 본격적인 개정 협상에 들어갈 경우 아무래도 1순위는 자동차와 철강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 내용이 개정될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공약대로 한미FTA가 발효되기 전인 2012년 이전 수준으로 무역적자를 돌리기 위한 개정협상을 진행하면 3대 주력수출산업인 자동차, 기계, 철강업종이 가장 피해를 입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지난 5년간 대미흑자의 85%가 자동차와 관련부품산업에 집중돼 있는 만큼, 협상 1순위가 될 것입니다. 자동차 한 품목에서만 우리나라는 5년간 수출이 80% 늘어났는데요, 작년 자동차 대미 수출은 155억달러에 달했지만, 미국은 16억8천만 달러만 우리나라에 수출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관세장벽이 이미 없어진지 오래지만, 미국은 비관세 장벽 때문에 미국차가 팔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측이 주장하는 불공정 문제는 우리나라의 온실가스규제(연비규제)와 깜빡이(방향지시등) 규제, 수리이력 규제 등입니다. 깜빡이 규제는 해당하는 차량은 현재 없는 상태이고, 수리이력 규제는 미국도 이미 시행하는 부분이라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기준(한국 2020년 km당 97g 목표로 순차적으로 강화, 미국은 2020년까지 113g)이 미국보다 엄격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나라들이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어 한국이 함부로 바꿀 수 없습니다. 고배기량 해당 미국차종은 대형 SUV, 스포츠카, 대형 픽업차량으로 국내수요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미국이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은 한국자동차에 관세를 2.5%로 올리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향후 협상테이블에서 미국측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습니다.

Q. 2007년 한미FTA 협정 당시 제외됐던 쌀을 비롯한 16개 품목, 다시 개방 논의 시작될 가능성?

자동차에서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10배이 무역흑자를 기록했다면, 농축산식품에선 미국이 우리나라에 10배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농축산식품에서만 매년 60억달러가 넘는 무역흑자(16년 대미 수출 7.16억달러, 수입액 68.52억달러)을 보고 있기 때문에 개정협상을 통해서 추가 이득을 챙기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나라는 WTO협상에 따라 해마다 40만8700톤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습니다. 국제 입찰을 통해서 들어오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선 다른나라와 수출을 위해 가격 경쟁을 벌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 미국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선언으로 일본이 추가 수입하기로 한 미국산 8만톤의 대체수요처로 한국이 미국 쌀을 할당해 놓고 수입해주길 원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쌀 쿼터를 지정해주면 농민의 불만으로 제2의 광우병 사태가 우려되고,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에 수용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 때문에 쌀을 지렛대 삼아 미국은 농축산품 시장(쇠고기 연령별 수입규제, 과일류 수입금지 조치, 유전자 변형작물 관련규정을 시정하도록 요구)을 비롯해 법률, 의료와 같은 서비스시장은 물론 가상현실, 증강현실, 로봇 등 제4차산업과 관련된 시장개방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Q. 중국이 지난 2015년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이후 다시 군사 퍼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매우 이례적으로 2년간 2차례나 대규모 군사 열병식을 개최하는 이유와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중국은 건국 50주년(1999년)과 60주년(2009년)과 같은 기념일이나 2015년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에만 열병식을 해왔는데, 건군절날 열병식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8월 1일 건군 90주년 기념, 대규모 군사퍼레이드를 개최하는 것은 가을철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의 권위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당의 ‘핵심’이라는 위치에 올라선 시진핑은 자신이 추진해온 군사개혁의 성과를 강조하는 게 이번 열병식의 최대 목적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보통의 경우,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열병식이 열리지만 이번엔 내몽고 주르허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열리는 것은 역대 최대규모급 군사훈련도 같이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이번 훈련엔 신형 무기공개(사거리 1만km이 신형ICBM)와 더불어 화력시범도 공개됩니다. 또 사이버전과 특수부대, 육군항공부대, 전자방해책 등 5군 체제의 통합운영능력도 보여줘, 시진핑의 지도력을 대내외 과시한다고 합니다.

올해 중국은 유난히 ‘역사적 이벤트’가 많습니다. 대부분 시진핑의 역점 정책이나 연고지와 관련돼 있습니다.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4월 일대일로 프로젝트 발표,  5월 현대판 실크로드경제를 구상하는 일대일로 국제정상회의를 비롯해, 자신이 근무했던 허베이성에 대규모 신도시건설 구상, 해양강국을 건설하기 위한 국산항공모함 랴오닝의 진수, 8월 사상 최대 열병식과 군사훈련, 9월 자신이 당서기로 근무했던 푸젠성에서 BRICS정상회의가 개최됩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절대권력자였던 마오쩌둥 주석 권위에 상당히 접근하고 싶어합니다. 이 때문에 자신이 주관하는 행사에 늘 관료기구, 대중단체 등 많은 사회자원을 총동원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역사에서 우리가 배운 교훈은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것입니다. 북한 김씨왕조의 길을 따라가선 중국정치의 미래는 암울해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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