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도 최장 해상교 수주전 '韓·日' 격돌.."中, 입찰부적격 탈락"

국종환 기자 2017. 7.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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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해상교 본입찰, SK·대우건설 참여..일본 업체와 경쟁
중국 유력 경쟁업체, 안보상 이유로 본입찰 참여 좌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인도에서 가장 긴 해상 교량이 될 '뭄바이해상교(Mumbai Trans Harbor Link)' 수주전이 사실상 한국과 일본 업체들의 대결로 압축됐다.

한때 유력 경쟁 상대로 거론됐던 중국 업체가 안보 문제로 입찰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서 한·일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본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기선잡기에 나섰지만 한국 업체들의 기술력·평판 등이 우수한 만큼 막판까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26일 건설업계와 인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주 마감한 뭄바이해상교 본입찰에 한국과 일본, 미국, 인도 등의 기업 17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당초 입찰의향을 밝힌 기업은 총 29곳에 달했으나 사전평가 과정 등을 거치면서 17곳만 본입찰에 참여하게 됐다.

뭄바이해상교 프로젝트는 인도 본토 나바 쉐바(Nhava Sheva) 지역과 뭄바이섬 남부 세리(Sewri) 지역을 잇는 22㎞짜리 해상교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완공되면 인도에서 가장 긴 다리가 된다. 인도 뭄바이대도시개발청(MMRDA)이 발주하는 국책사업으로 총 예상 공사비는 1780억루피(27억6000만달러)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3조800억원에 달한다.

공사 구간은 3개로 나뉘는데 핵심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1·2공구(총 18.2㎞) 구간이다. 전체 공사비의 80% 이상이 이 구간에 투입된다. 나머지 3공구는 육상 연결 구간으로 난이도가 낮고 공사비도 적다.

세계 주요 건설업체들이 도전장을 던진 구간도 바로 1·2공구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총 6개 컨소시엄이 1·2공구 입찰에 모두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에서는 대우건설과 SK건설이 각각 뛰어들었다. 대우건설은 인도 최대 기업인 타타그룹과 컨소시엄을 맺었고 SK건설은 인도 건설사 HC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일본은 IHI인프라가 인도 현지 L&T건설과 협력해 입찰서를 냈고 스미모토미쓰이건설도 인도·태국 업체와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에 뛰어들었다. 미국은 대형 건설사 플루어가 인도 업체 두 곳과 한 팀을 이뤄 참여했다. 나머지 컨소시엄 1곳은 IL&FS건설 등 인도 현지 업체로만 구성됐다.

한편 막강한 입찰 경쟁자로 거론됐던 세계 2위 인프라건설업체 중국철도그룹(China Railway Group)의 자회사 중철대교국집단은 입찰부적격 판정을 받아 본입찰 참여가 좌절됐다. 현지 언론은 최근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이 고조되면서 인도 정부가 중국철도그룹에 안보 문제를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업체가 입찰 경쟁에서 제외된 만큼 사실상 이번 수주전이 한국과 일본 업체 간 경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플루어의 경우 미국 3대 건설사로 꼽히지만 설계가 주력으로 시공경험이 부족하고 가격 경쟁력도 약하다는 평가다.

일본은 올해 초 터키에서의 수주전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일본국제협력기구(JICA)가 공사비용의 85%를 저금리 차관으로 제공하는 등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연초 터키 최장 현수교인 '차나칼레교' 수주를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인 바 있다. 당시에도 일본(IHI·이토추 컨소시엄)은 아베 신조 총리가 터키를 잇달아 방문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펼쳤으나 기술력과 양허기간 단축 등을 무기로 내세운 SK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에 무릎을 꿇었다.

관계자들은 일본의 공사비 지원이 공사업체가 아닌 일본 국제기구를 통해 제공되는 만큼 계약에 구속력을 갖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입찰에 일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공사기간, 비용 등의 요소로 인해 수주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얘기다.

SK건설의 경우 터키 현수교 수주를 비롯해 최근 인프라 수주가 확대된 것이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HCC가 인도 뭄바이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도 장점이다.

대우건설은 인도 최대기업인 타타그룹과 컨소시엄을 체결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타타그룹의 인도 내 입지와 자국기업 성장 등을 고려할 때 입찰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 역시 현수교·사장교 등 풍부한 시공 경험을 갖추고 있다.

최종 입찰 업체는 이르면 1개월 내에, 늦어도 4분기 초에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당국은 올해 안에 공사를 시작해 2021년까지는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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