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다섯 잔 적당.. 개봉한 페트병 물, 다음 날 마시지 말아야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 7. 26. 06:00 수정 2017. 7. 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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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섭취 Q&A

물은 하루에 얼마나 마시는 게 좋을까? 수분은 꼭 물로만 보충해야 하는 걸까? 매일 마셔야 하고, 건강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서 물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편이다. 건강한 물 섭취법에 대해 알아봤다.

물은 하루에 다섯 잔 정도 마시면 된다. 찬물 보다는 따뜻한 물이 소화 등에 좋고, 카페인이 든 커피나 녹차 등으로 수분 섭취를 대신하는 건 삼가야 한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Q. 물은 얼마나 마셔야 하나?

체중에 30 정도를 곱하면 하루에 필요한 수분량이 나온다. 체중이 70㎏이라면 2100㎖ 정도가 필요한 셈이다. 그런데 이를 모두 물을 마셔서 보충해야 하는 건 아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일반적으로 국물이나 채소·과일 등을 통해서도 1000~1400㎖의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며 "나머지를 물로 보충하면 된다"고 말했다. 200㎖ 기준으로 했을 때, 물을 다섯 잔 정도 마시면 된다는 뜻이다. 다만, 채소·과일을 잘 안 먹거나, 날씨가 덥거나 활동량이 많아서 땀을 평소보다 많이 흘렸다면 물을 더 마셔야 한다.

Q. 많이 마실수록 좋은 것 아닌가?

물을 많이 마셔도 대부분 두 시간쯤 뒤에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마시는 만큼 몸에 흡수되는 게 아니라서 많이 마신다고 특별히 해롭거나 이로울 게 없다. 다만, 한 번에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오히려 몸에 이상이 생긴다.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해 두통, 구역질, 현기증, 근육 경련 등을 겪을 수 있다. KMI의학연구소 내과 안지현 과장은 "심장, 콩팥,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물을 많이 마시면 안 된다"며 "폐에 물이 차거나 부종이 생기거나 복수가 찰 수 있다"고 말했다.

Q. 물은 언제 마시는 게 가장 좋은가?

한국수자원공사 수질분석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 30분 전에 ▲목욕하기 전에 물을 한 잔 마시면 여러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기상 직후에 물을 한 잔 마시면 위에 가벼운 자극이 가해져서 대변이 잘 나오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식사하기 전에 마시는 물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 과식하는 것을 막아준다. 식사 직전에 물을 마시면 소화액이 희석돼 제 기능을 못 하므로, 30분 정도의 시간 간격을 두는 게 좋다. 목욕하기 전에 물을 마시면 목용하는 동안 몸속 노폐물이 잘 배출된다.

조비룡 교수는 "자기 전에 물을 마시면 자는 동안 탈수가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고 해서 챙겨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노인이라면 이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는 동안에는 콩팥이 소변을 만드는 일을 멈추는 게 정상인데, 나이가 들면서 이게 제어가 잘 안 돼 소변을 계속 만든다. 여기에 물까지 마시면 야뇨증이 심해질 수 있다.

Q. 물은 따뜻하게 마셔야 하나?

식사를 한 후에는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따뜻한 물이 장의 연동 운동을 도와서 소화가 잘 되도록 해준다. 식사 후에는 소화시키기 위해 위로 혈액이 몰리고 뇌에는 상대적으로 혈액이 줄어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찬물을 마시면 위를 따뜻하게 보호하려고 혈액이 더 많이 몰려서 집중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안지현 과장은 "과민성장증후군이 있는 사람도 찬물을 마시면 설사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찬물이 좋을 때도 있다. 안 과장은 "더운 날에 체온이 올라갔을 때는 찬물이 도움될 수 있다"며 "체온이 많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Q. 물 대신 차(茶)를 마셔도 되나?

카페인이 든 녹차·커피, 알코올이 든 맥주는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에 많이 마실수록 체내 수분을 빼내는 역효과를 낸다. 원장원 교수는 "특히 카페인은 마신 양의 1.5배에 해당하는 몸속 수분을 배출시키므로, 수분 보충이 목적이라면 적절하지 않다"며 "음료수는 당분이 많아서 아예 안 마시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카페인이 안 든 루이보스·캐모마일 같은 허브티는 괜찮다.

Q. 물을 끓이면 미네랄이 파괴되지 않나?

물을 끓인다고 미네랄이 파괴되지 않는다. 다만, 물속에 녹아 있던 산소는 줄어드는데, 물의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특히 수돗물의 경우 병원균으로 오염되는 걸 막기 위해 미량의 염소가 함유돼 있는데, 한 번 끓이는 게 염소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Q. 전날에 마신 페트병에 담긴 물을 또 마셔도 괜찮나?

페트병에 든 물을 사 마셨다가, 남은 것을 다음 날에도 마시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건강에 안 좋다. 페트병 뚜껑을 연 직후에는 물 1㎖당 세균 수가 한 마리였는데, 한 모금을 마시고 나니 900마리, 하루가 지난 후에는 4만마리가 넘었다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실험 결과가 있다. 이는 먹기에 적합한 기준치의 400배가 넘는 수준이다. 여름에는 세균이 한 마리에서 100만마리로 많아지는 데 4~5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페트병에 든 물을 샀다면 컵에 따라서 마시고, 입을 대야 한다면 한 번 마신 후 버리는 게 바람직하다.

Q. 물만 마셔도 살이 찔 수 있나?

사실이 아니다. 물은 0㎉로 열량이 없다. 일시적으로 체중이 늘 수는 있지만, 심장과 콩팥 기능이 정상이면 이뇨 작용으로 인해 금세 돌아온다. 그러나 심장이나 콩팥에 이상이 있으면 체내에 수분이 축적돼 체중이 늘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 물을 마시고 살찐 것처럼 보이는 건 부종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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