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완벽주의자라 부르지 마세요"

오신혜 2017. 7. 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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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61)의 이름은 전설이다.

적어도 클래식 팬들에게는 대중음악의 비틀스, 밥 딜런 같은 존재다.

후대 피아니스트들은 그의 음악을 교과서 삼는다.

―세계 음악계는 당신을 완벽주의자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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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인터뷰
슈베르트 소나타 독주음반 25년만에 9월 8일 전세계 발매
"조성진의 연주 단연 최고..그의 이름은 널리 기억될 것"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 [사진 제공 = 유니버설뮤직]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61)의 이름은 전설이다. 적어도 클래식 팬들에게는 대중음악의 비틀스, 밥 딜런 같은 존재다. 후대 피아니스트들은 그의 음악을 교과서 삼는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어릴 적 그의 연주를 들으며 쇼팽에게 빠져들었다고 고백한 일화는 유명하다. 전설다운 언행도 특징이다. 1975년 쇼팽의 조국 폴란드 출신으로서 세 번째로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거머쥔 이래 카라얀, 번스타인, 불레즈부터 오늘날 사이먼 래틀까지 거장들의 러브콜 1순위지만 그의 모습을 무대 밖에서 접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언론 인터뷰를 거의 안 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정된 공연조차 본인이 준비가 덜 되었다고 판단하면 일정을 무자비하게 취소해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완벽한 소리를 위해 공연마다 그날 곡들에 최적화된 피아노를 함께 운반해 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9년 전 그가 한 미국 기자와 만나 밝힌 소신이다. "인터뷰가 싫은 건 아니다. 음반이나 공연이 인터뷰를 해야 할 적확한 이유가 아닌 듯 싶을 뿐. 단지 공연장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와 대화하는 게 싫다."(파이낸셜타임스)

그런 그가 인터뷰에 응했다. 9월 8일 '슈베르트 소나타 D959&D960' 음반의 세계 동시 발매를 한 달께 앞둔 시점이다. 협연이 아닌 독주곡만으로 구성된 음반으로는 25년 만이다. 25일 약 한 달 만에 받은 서면 답변은 진중하고도 세심했다.

―세계 음악계는 당신을 완벽주의자라고 부른다.

▷나는 절대 완벽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공연을 열심히 준비하고, 내 공연을 녹음한다. 공연 후 그것을 들으며 개선점을 찾는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 발전하려는 것을 완벽주의라고 일컫는 것은 터무니없다. 예술에는 완벽함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연주할 때 늘 최선을 다할 뿐이다.

―공연 때마다 피아노를 가지고 다닌다고.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스타인웨이(19세기 후반 설립된 명품 악기사) 피아노로 작곡한 현대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할 때는 원래 공연장에 있는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쓰는 식이다. 반면 쇼팽, 슈베르트, 베토벤 같은 작곡가들의 시대에는 스타인웨이가 없었다. 당대 악기들은 아주 달랐다. 나는 작곡가가 작품을 쓸 때 사용한 악기와 그 소리를 아는 게 작품 해석의 중요한 부분이라 본다.

―음악성은 재능일까, 노력의 산물일까.

▷흥미로운 질문이다. 지난 8년간 스위스 바젤 음악학교에서 가르치면서 음악성을 타고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천재는 분명 존재한다. 천재와 노력하는 음악가 중 후자를 더 존경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전자가 더 주목받는 것 같다.

―쇼팽 콩쿠르 우승자 선배로서 조성진의 연주를 어떻게 봤나.

▷콩쿠르 역사상 처음으로 그의 우승에는 논란이 없었다. 조성진이 단연 최고였고 만장일치로 우승했다. 음악에 매우 진지하게 임하는 연주자이며 커리어를 구축하는 태도도 책임감이 있어 보인다. 조성진이란 이름은 오랫동안 널리 기억될 것이다.

―젊은 시절 당신의 별명은 '쇼팽의 환생'이었다. 당신에게 쇼팽의 의미는.

▷누군가에게 꼬리표를 붙이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물론 쇼팽의 음악을 듣고 연주하며 자랐기에 가장 친숙한 작곡가 중 하나지만 그것은 슈베르트, 베토벤, 드뷔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과거로 돌아가 한 명의 작곡가를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정말 어렵다(웃음). 흥미로운 시대가 너무 많다. 굳이 작곡가를 만날지도 모르겠다. 피라미드를 정말 사람들이 지었는지 확인하러 가고 싶다.

―음악 외에 관심 있는 취미는.

▷다양한 취미를 즐기고 있다. 그러나 나는 연주자의 삶과 사적 삶 사이에 아주 명확한 선을 긋기에 인터뷰에서 사적 부분을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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