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VR시장, 대중화 물꼬 트려면

2017. 7. 2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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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의 원년이라고 불린 2016년 이후 2017년의 중반에 이르렀지만 가시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3D 영화가 2D를 극복하지 못한 것은 불편한 안경 때문이었던 것처럼 VR 또한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기기 때문에 대중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좀 더 저렴한 VR 카메라 및 스마트폰을 통해 VR 영상을 찍을 수 있는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VR 콘텐츠는 양과 질에서 대중화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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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가상현실의 원년이라고 불린 2016년 이후 2017년의 중반에 이르렀지만 가시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큰 관심을 표명하고 향후 적극적인 개발계획과 로드맵을 밝히면서 가상현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지금까지 언론에 관련기사만 무성할 뿐 현실에서 느껴지는 실질적 변화는 미미하다. 기껏 VR체험관 정도가 사회에 간간이 소개됐을 뿐 사회적으로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 10여 년 전 스마트폰의 혁명처럼 패러다임의 변화를 기대했던 업계와 사회는 자못 실망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는 가상현실이 일상의 기기나 대중적 서비스가 아닌 마니아층이나 소수의 얼리어답터의 전유물로 남아있다. 전용 콘텐츠를 즐기면서 생생함이나 현존감은 분명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지만 수 분 내외의 짧은 분량을 즐기려고 휴대폰을 연결하고 착용하며 경험하는 준비과정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상의 경험은 아니다.

또한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에 등의 기기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아직도 고가의 기기이다. 가격을 떠나 스마트폰과 같은 일상의 기기로 대중에게 수용되기에는 아직도 먼 매니아의 기술일 뿐이다.

사용성 측면에서 여전히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VR기기를 써야 한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3D 영화가 2D를 극복하지 못한 것은 불편한 안경 때문이었던 것처럼 VR 또한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기기 때문에 대중화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VR를 시청할 때 생기는 어지럼증도 큰 약점이다. 3D와 마찬가지로 VR도 지속적으로 장시간 시청하기엔 불편함이 크다. 기기와 사용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콘텐츠의 부족은 지속적 수용과 확산에 큰 걸림돌이다. VR기기를 꼭 사야만 하는 킬러콘텐츠가 아직까지 없다.

부족한 VR 콘텐츠 양 및 VR 콘텐츠의 높은 가격도 문제다. 좀 더 저렴한 VR 카메라 및 스마트폰을 통해 VR 영상을 찍을 수 있는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VR 콘텐츠는 양과 질에서 대중화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처럼 일반 대중의 삶에 가깝게 다가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고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관련기업은 좀 더 사용자적 관점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고 정부는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 현재 가상현실의 사용성, 콘텐츠 부재, 생태계 문제들은 몇 년 전 3D에서의 문제들과 비슷하다.

기술적 완성도가 높더라도 시장성, 경제성, 사용성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가상현실도 3D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반적인 사용자들은 거추장스러운 VR기기를 쓰고 일시적이고 피상적 경험을 하기보다 일상에서 일과 여가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상현실을 즐기기 원할 것이다. 실제환경과 가상의 정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자연스러운 행위유발적 가상현실 서비스가 필요하다.

VR분야는 장기간에 걸친 연구개발을 하고 콘텐츠를 확보해 나가고 연관 생태계를 만드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성공할 것이다. 경제적 효과가 어떻고 고용창출이 얼마고 하는 장밋빛 기대보다 가상현실에 대한 좀 더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

사용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시장성과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금새 사라지는 기술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 VR생태계가 갖춰지고, 대중화되는데 최소 10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0년여 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는데 약 10년이 걸렸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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