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아무도 안 산다던 SK하이닉스, 한달에 1조씩 버는 황금 거위로

심재현 기자 2017. 7. 25.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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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당시 다들 비싸서 안 산다고 했을 때 인수대금이 3조3747억원이었다. 5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그때 인수대금과 맞먹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거다."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2조4676억원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지 3개월 만에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메모리반도체 수요 확대와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가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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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영업이익 첫 3조 돌파, 애플보다 수익성 2배 높아..연간 이익 13조 겨냥, 도시바 인수 등 남은 과제도

"2012년 당시 다들 비싸서 안 산다고 했을 때 인수대금이 3조3747억원이었다. 5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그때 인수대금과 맞먹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거다."

25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한 SK하이닉스를 두고 나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분기 매출 6조6923억원, 영업이익 3조507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2조4685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창립 이래 최대다.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2조4676억원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지 3개월 만에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늘었고 올 1분기보다도 24% 뛰었다. 한달에 1조원씩 번 셈이다.

또 눈길을 끄는 것은 영업이익률이다. 2004년 2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고기록 40%를 넘어 46%를 기록했다. 100원어치를 팔아 46원을 남겼다는 얘기다.

업종은 다르지만 '남는 장사'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미국의 애플보다 수익성이 2배 가까이 높다. 애플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26.6%였다. 반도체업계 경쟁상대인 인텔의 영업이익률도 20%대 후반에 그친다.

SK하이닉스는 4수 끝에 SK그룹의 품에 안겼다. 2002년부터 9년여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9년 공개입찰은 인수의향을 보인 기업이 한 곳도 나서지 않아 실사조차 없이 막을 내렸다.

당시엔 2년 이상 이어진 글로벌 반도체 치킨게임의 생존자였지만 수익성이 바닥이었다. 2009년 2분기 영업손실률이 13%에 달했다. 그 해 연간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밑돌았다.

SK그룹이 인수할 때도 시장에선 비싸기만 한 '악성 매물'로 취급받았다. 최종 입찰에서 STX가 포기하고 SK그룹은 입찰 마감 시간까지 장고를 거듭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13조원대. 이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 시총(51조1786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화려한 부활은 과점체제로 재편된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선제 투자와 반도체 시황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5년부터 매년 6조원 이상을 반도체 설비투자에 쏟아부었다. 지난달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을 분리해 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사업구조 전환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강세의 견인차는 글로벌 인터넷 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쌍끌이 수요다. 특히 구글, 아마존 같은 IT 공룡 업체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승부를 걸면서 데이터센터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세를 탔다.

이석희 SK하이닉스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뒤 컨퍼런스콜에서 "서버 수요에 대응해 출하량을 3% 늘렸다"며 "평균판매단가는 11% 올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메모리반도체 수요 확대와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SK하이닉스가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3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연간 영업이익은 13조원을 바라보게 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긴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29조원)와 한국전력(12조원) 2곳뿐이었다.

일각에선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남은 과제가 만만찮다는 지적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선 3위를 여유 있게 제치는 2위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5위에 불과하다. 최 회장이 일본의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공을 들이는 게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추격전에 나선 중국도 잠재 경계 대상"이라며 "아직은 기술 차이가 상당하지만 중국업체의 자금력과 정부 지원을 고려하면 격차를 벌릴 수 있을 때 벌려야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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