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1년 5개월.. 사장님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오마이뉴스 글:박정훈, 편집:박순옥]
▲ 성남시청로비 개성공단 기업 우수상품 특별판매전에 비치된 상품들 |
ⓒ 박정훈 |
▲ 성남시청로비 개성공단 기업 우수상품 특별판매전에서 제품을 둘러보고 있는 시민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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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경기도 성남시청 개성공단 특판전에서 만난 김명수(40)씨. 그는 개성공단 입주업체였던 S사의 직원이다. 지난해 2월 갑자기 폐쇄 통보를 받았을 때는 그도 설마했다고. S사는 연 180억원 매출을 올리던 회사였지만 공단 폐쇄로 힘들어졌다. 그래도 지금은 점차 안정을 찾아간다며 김씨는 웃었다.
"저희 제품은 개성공단에서 만드는 거예요. 다른 나라에서 만드는 (의류) 제품은 바느질을 잘 못하잖아요. 근데 우리가 만드는 제품은 다르죠."
판매대에서 물건을 팔던 홍정희씨는 자사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기자를 붙잡고 제품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해줬다. 개성공단에서 만든 제품은 다른 저임금 국가에서 만들어 오는 제품과는 질이 다르다고 했다.
▲ 성남시청로비 개성공단 기업 우수상품 특별판매전에 비치된 상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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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청로비 개성공단 기업 우수상품 특별판매전에 비치된 상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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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청로비 개성공단 기업 우수상품 특별판매전에 비치된 상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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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씨는 잠시 말을 멈추고 숨을 골랐다. 이후 멋쩍은 미소를 띠며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개성공단이 있을 때는 하루 제품 생산량도 상당히 컸다"며 "지금은 폐쇄가 돼서 물량이 적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배려해서 민원인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많이 접할 수 있게 (판매장을 마련)해줘 고맙다"며 감사를 표했다. 홍씨는 이날 하루 2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릴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다른 곳보다 여기 성남시청에 사람들이 많아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손님이 (굉장히)적은 곳도 있어요. 여기도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북적이는 편이에요."
또 다른 매장에서 만난 입주업체 직원 A씨(29세). 그는 자신이 가지고 나온 제품이 무엇보다 가격 메리트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판전 첫날 성남시청 행사장에는 활기가 넘쳤다. 판매업체 직원들도 미소를 잃지 않으며 손님을 맞았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도 제품을 꼼꼼히 훑어 보았다. 어떤 이는 제품의 가격에 놀라고 어떤 이는 제품의 질에 놀랐다. 어떤 이들은 더 많은 업체와 제품들이 전시되면 좋았겠다고 했다.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주관하고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판매전은 성남시(시장 이재명)가 개성공단 폐쇄 후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돕기 위해 계획했다. 이번 판매전에는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성남시 관내 기업인 알디앤웨이를 비롯해 나인, 로만손, 석촌도자기, 팀스포츠, 에스제이테크, 한식품, 세일, 성화물산, 성림 등 11개 기업이 참여했다. 해당 업체들은 등산화, 의류, 시계, 주방용품, 스포츠 웨어, 가방, 식자재, 내의, 양말, 식품 용기 등 100여 개 품목을 생산한다. 이번 행사는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 성남시청로비 개성공단 기업 우수상품 특별판매전에 비치된 상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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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주관한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최혁준 과장(46)의 말이다. 최 과장은 이런 판매행사가 "물류비, 창고비, 인건비 등의 고정비는 가져갈 수 있는 경제적인 효과가 있다"면서도 "업체들이 (그래도) 힘들어 하는 상황이다. 판로가 있으면 꾸준히 생산할 텐데 이런 행사만으로 (지속적인) 생산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개성공단 제품은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들이 만드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대기업에 납품했던 업체들이기 때문에 품질 면에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격적인 면에서는 유통마진이 빠져 일반 판매가 기준 50~70%에 해당하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개성공단 재개가 빨리 이루어져 업체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며 "어려운 개성공단 기업들을 위해 시민들이 힘을 보태 달라. 개성공단은 정부가 여는 것이지만 개성공단이 열리기 전까지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폐쇄를 전격 발표했다. 당시 입주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됐으나 정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 무력도발에 대한 대응책이라며 폐쇄를 선언했다.
지난 2004년 12월 가동한 개성공단은 폐쇄 당시 124개의 남측 기업이 입주해 있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공단 폐쇄에 따른 실질 피해액이 1조5000억 원 이상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1년 5개월이 지난 지금, 개성공단이 언제 다시 전면재개될지 알 수 없다. 여전히 입주업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성공단 재개' 공약에 희망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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