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유승호 "개념배우?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고 싶을 뿐"

장은경 기자 2017. 7. 25. 08: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 유승호 인터뷰 / 산엔터테인먼트 제공

[인터뷰①에서 계속] 유승호는 '잘 자라줘서 고마운' 국민 남동생의 표본과도 같다. 그 흔한 '역변'도, 한번 쯤은 스치고 지나갈 법한 '혹평'도 겪지 않고 탄탄한 연기력과 '천생 배우' 비주얼로 매 작품 홈런을 날리고 있다.

이젠 유승호 앞에 자연스럽게 '믿고 보는'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 20대 대표배우 중에서도 단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은 배우 유승호의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본 인터뷰에서 확인해보자.

-꾸준한 인기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어떤 이미지를 의도하고 활동하진 않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에게 교육받은 것은 '남한테 피해 주지 말자'였어요. 남을 먼저 생각하려고 하다 보니 그렇게 기사가 났고, 소문도 났죠. 같은 개념으로 대학도 공부가 싫어서 안 가기도 했지만, 저 때문에 다른 한 명이 입학을 못 할 수도 있잖아요. 군대도 많은 이유가 있지만, 연기가 매우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었기도 했고, 원래 꿈이 군인이어서 체험해보고 싶기도 했었어요. 이러한 선택들이 개념 이미지로 만들어진 것 같아요. 실제로 개념 있진 않아요. 평범한 또래 남자들과 똑같아요."

-제대하고 나서 사극 관련 작품을 많이 했는데, '군주'를 하게 된 이유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2005)를 봤는데 나라가 이 꼴이 될 때까지 국민은 지켜만 보고 뭘 했냐.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국민의 잘못도 있다는 내용이 나와요. 그 영화를 혼자 보는데 '나도 지금의 상황을 욕만 하지, 난 뭘 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군주'를 통해 국민으로서 표출하고 싶었어요. 백성을 위한 군주가 되고 싶었고, 제작진도 '군주'를 통해 우리나라에 필요한 지도자상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았어요. 국민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국민 입장에서 대한민국을 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작품 선택의 기준은?

"시나리오만 재밌어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작품이 잘 되는 건 아니에요. 제 눈이 확실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은 분들의 의견을 물어요. 작품도 잘 되고 저의 캐릭터도 잘 살릴 수 있는 걸 1순위로 선택하려고 노력하죠. 결정은 제가 하지만 다른 분들의 생각을 많이 참고해요."

-인터뷰도 솔직하게 하는 것 같다.

"거짓말해서 들키면 욕먹을 까봐요.(웃음) 기사에 쓰여있는 형식적인 걸 안 좋아하기도 하고요. 굳이 그럴 거면 왜 인터뷰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해요. 사람들이 저에 대해 궁금해하는 걸 얘기하는 건데 좋지도 않았는데 좋았다고 거짓말할 거면 굳이 인터뷰할 필요가 있을까요? 한편으론 불안하기도 하죠. 무슨 댓글들이 달릴지.(웃음)"

-정치 얘기를 꺼리는 배우들도 있다.

"80년대도 아니고 이런 얘기 한다고 끌려가기야 하겠어요? 저도 국민이잖아요. 정치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관심도 없었기 때문에 그동안 나는 뭘 했나 싶은 마음이 커서 제 생각을 얘기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연기 활동하면서 스스로 만들어낸 연기 노하우는?

"인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큰 즐거움을 많이 느껴요. 제가 고민하고 집중했던 게 거의 처음이거든요. 이렇게 만들어가면 드라마에도 좋고, 제가 맡은 캐릭터에도 좋고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는 걸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배웠어요."

-'군주'로 연말에 수상도 기대하나?

"(고개를 가로저으며) 겸손해야죠. 상은 못 받을 것 같아요. 만약에 주신다면 어느 정도는 기분 좋게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평소에 놀 때 모자와 마스크를 벗고 싶어요. 제일 친한 친구와 싱가포르를 놀러 간 적이 있어요. 유니버설스튜디오에서 놀이기구를 오랜만에 탔는데 모자와 마스크를 벗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벗었는데 '어! 유승호'라고 알아보시더라고요. 놀이기구를 편하게 타고 싶은데 평상시에도 많은 분이 알아보셔서 그런 점은 조금 불편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 평가한 '배우 유승호'는?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열심히는 해요. 본인이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대한 다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결과를 떠나서요.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죠."

-해보고 싶은 역할?

"악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장르나 캐릭터 모두에서요. 지금까지 했던 선학 캐릭터도 좋지만, 자신 없는 장르에 많이 도전해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돈이나 인기, 명예는 상관없어요. 연기하고 싶은 게 가장 큰 욕심이죠. 작품을 만들려면 동료 배우들과 감독님, 제작사 등 많은 분들의 시간과 돈이 필요해요. 누군가는 투자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것 때문에 그분들에게 희생해달라고 할 수는 없죠. 현실과 타협하면서 제가 원하는 것을 조금은 첨가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시점인 것 같아요. 최종 꿈은 제가 원하는 연기하면서 사는 배우예요."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